갈등(葛藤)은 상대를 서로 인정하면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한다 하더라도 쉽게 해결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갈등은 생활 속에 늘 상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폭발적이어서 후유증을 크게 남기는 특성도 있다.
심한 경우, 작게 시작된 갈등이 엄청난 사회적비용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우리사회의 병리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군(軍)사회도 갈등은 있다
얼마전 연평도에서 발생한 해병부대의 한 사병이 총기를 난사하여 귀중한 전우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직사회에 나타나는 일종의 조직 갈등에서 시작된 것이다. 기수 열외라는 소외감에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일순간 이성을 잃은 심대한 사건으로 정리된다. 군대사회에서 생명줄과 같은 기수를 인정하지 않는 열외, 즉 따돌림에서 시작된 것이다. 파트너십이 없이 왕따를 당한 사병이 동료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눈 엄청난 사건은 심리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데서 기인된다. 결과론적 측면에서 분석해 보면 예방적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조직사회에서 늘 상존하는 따돌림 문화를 가볍게 생각한데 원인이 있다.

갈등은 귀중한 목숨과 경제적 손실이 부메랑되어 온다
상호 병사간 상대의 존재를 인정했더라면 화기애애한 군부대에서 형제애를 나누며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결속력이 높아지고 조직간 연대감이 높아져 외부환경에 대처하는 작전능력을 배가시켜 적과의 싸움에서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 갈등에 대한 이론에서 연구된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조직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갈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간과하는데서 엄청난 결과물로 사회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우리사회의 갈등 치유에 대한 교육과 훈련, 즉 학습이 필요한 것이며 더 나아가 초등학교 교과 과정부터 갈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가 갈등에 대한 연구과정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선진외국의 경우 갈등에 대한 교육을 초등 교과 과정부터 학습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사회는 그러하지 못해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비용이 연간 300조원이나 지불되고 있어 이를 줄이는 방안으로 조기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갈등 교육 초등학교부터 이루어져야 사회 안정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대학은 커녕 사회에서 조차 학습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충청남도지방공무원교육원에서 사회갈등교육과정 교육시간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수준이며 배재대학교에서 행정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갈등관리에 대한 정규 과목을 개설하는 학습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며 희망적이다. 지난 2009년에는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를 발족하여 고건 전,국무총리를 초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초보적 수준의 연구와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해병대 총기사건의 경우 평소 우리사회에서 갈등에 대한 사전 교육과 훈련이 이루어졌더라면 이와같은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였거나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까지 이와같은 사건이 발생한 후 진상을 파악하여 책임자를 문책하는 일을 되풀이 할 것인가. 특히 그동안 쌓아올린 군(軍)조직의 사기가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젊은 희생자들에 대한 가족과 국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은 무엇을 대신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사회의 갈등 문제는 그 안을 들여다보면 작은 것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주지 할 수 있다. 갈수록 빈부(貧富)간 격차로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진자가 못가진자를 가볍게 대하는 문화가 그러한 것이다.

사회 양극화 해결은 가진자의 배려에서 시작되어야
얼마전 모기업의 대표가 직원에게 매질을 하고 그 값을 계산하여 주었다가 사회문제로 확대되자 국민적 저항을 받으며 결국 형사처벌 받은 바 있다.
가진자가 갖지 못한자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비대칭적 사고로 판단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건이었다.

현 정부가 들어 고소영이라는 특정대출신, 특정교회, 그리고 특정지역출신 중심으로 출범하는 정부를 꾸렸던 것을 비판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다.
얼마전 부터 장동건이라고 신조어가 들린다. 특정교회, 특정고교, 특정업종으로 장로교회, 동지상고, 건설업종을 일컫는 말이다.
도덕적 해이로 국민적 저항이 높은 부적격한 인물로 알려지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인사를 강행하는 것을 지켜보는 국민은 정부에 대한 갈등을 느낄 수 밖에 없고 결국 결속과 연대감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경제는 되살아날 희망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정부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갈등의 골은 깊어가고 있다. 갈등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피해는 반드시 부메랑처럼 되돌아 온다는 것을 주지했다.

최근 형사법도 구속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간 합의를 존중하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미래사회는 법(法)보다 상호주의적 파트너십을 전제하고, 상생협력(相生協力)을 통해 선진사회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요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異不和)
논어 자로(子路)편에 보면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요 소인(小人)은 동이불화(同異不和)라 했다. 군자는 ‘화목하기를 힘쓰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인은 ‘화목하기를 힘쓰는 것처럼 보이나 실은 부화뇌동(附和雷同)한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대 교수 탕이지에(湯一介·81)는 이 말을 ‘군자(君子)는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것들끼리의 조화(調和)를 도모(圖謀)’하는데 소인(小人)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무엇이나 같게 만들거나 혹은 같아지려고 한다’고 해석(解釋)하고 있다.
인간관계에 적용하여 풀이하면 ‘군자는 다른 사람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 바탕위에서 다른 사람과 조화하기에 힘쓰는 반면’ ‘소인은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려하지 않고 자기 생각에 따르도록 하려 함으로 불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갈등은 상대를 인정하는데서 답을 찾아야 하며 특히 사전적 예방으로 손실을 줄이고 불가피 하다면 신속한 대처로 행정력 낭비와 경제적 손실을 줄여야 한다.
특히 갈등 후유증으로 인한 반목과 갈등은 공동체를 회복하기 어렵고 회복이 된다하더라도 큰 상처가 남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준건(李準建) 행정학박사
한국정정정(精貞正)정책(政策)연구원장, 충남발전연구원 상생협력갈등포럼조정위원장,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갈등연구소장, 한국공공행정학회부회장, 공주대학교다문화센터연구위원, 배재대학교자치여론연구소부소장, 대전광역시중구정책자문위원, 대전충남지방병무청자문위원, 대전MBC문화방송자문위원, 국립공주대학교, 한밭대학교, 배재대학교, 청양대학 강의교수/손전화 010-4499-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