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는 충남과 충북, 연기군, 공주시, 청원군 일부지역을 포함한 2개도와 3개시군을 결합한 특별자치시로 지난해 8월1일 출범했다.
총리실, 국토해양부, 농림수산부를 비롯한 9부2처 2청의 중앙정부기관은 과천시대를 마감하고 세종시대를 열었다. 국민이 주목하는 가운데 지역주민의 환영속에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면모를 갖추어가고 있지만 적지 않은 내홍을 겪고 있다.

다양한 사람으로 구성된 이해충돌
세종특별자치시는 첫 마을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수도권과 대전, 영호남 등 전국 에서 전입해온 다양한 주민으로 구성되면서 원주민과 입장차에 따른 갈등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로 형성되다 보니 삶의 가치와 문화, 직업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형성되면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산(山)과 전답(田畓)을 갂아 도로를 내고 아파트건립과 공원, 편의시설 등을 확충하는 신도시조성 과정에서 시각과 입장이 상충하면서 집단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필자는 2010년 8월 디트뉴스24와 한국공공행정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복중심복합도시(세종특별자치시) 발전방안에 대한 세미나에서 세종시를 비롯해 내포신도시(충남도청이전), 오송Bio산업도시, 오창과학산업도시, 진천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 등 충청권 역사 이래 최대의 인구가 이동하고 개발의 대역사를 앞두고 상당한 갈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사전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세종시 건설 후에는 주민간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소통창구인 (가칭)갈등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통합을 주문했던 것이다.

님비시설 등 입지갈등 산적
갈등은 개발과 환경 변화에서 편익을 놓고 자원을 경쟁적으로 취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세종특별시는 쓰레기처리장, 하수종말처리장, 산업시설입지, 공사장분진소음, 장례식장건립 등 님비시설(NIMBY, Not In My Back Yard)과정에서 이해당사자간 충돌을 어떻게 설득하고 해결할 것인가? 라고 질의한 바 있다.

갈등의 문제를 중재하고 조정하는 지역의 전문가 인력 풀(poll)확충과 이해가 충돌하는 갈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처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세종특별자치시 출범과 함께 교육시설 부족으로 학부모의 불만이 증폭되고 대중교통불편, 의료편의시설부족 공사장소음 등으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부강지역에 레미콘 및 아스콘공장이 들어서면서 유해물질과 소음 분진 등 입지갈등으로 주민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학교명과 행정동 명칭을 놓고 원주민과 대립하는 등 갈등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학병원을 유치를 놓고 행복도시건설청(LH공사)과 세종시간 이견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갈등을 빚고 있다. 문제는 이외에도 많은 갈등이 잠복되어 있거나 폭발할 경우 경우 사업이 지연되고 행정력이 낭비된다. 특히 갈등이 집단행동으로 표출되면 사회적비용(Social cost)이 발생하며 부담은 주민에게 돌아간다.

조례제정, 동질성회복 및 교육, 소통공간 확장 시급
세종특별자치시의 갈등은 시작에 불과하다. 갈등은 한번 발생하면 장기화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충남도내에도 장기화된 갈등이 KTX천안아산역 택시사업구역문제 등 20여건에 이른다.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세종시는 우선 갈등조례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조례를 근거로 민간중심의 갈등조정협의체를 구성해 동질성 회복에 나서야 한다.

둘째, 지자체공무원은 물론 지역주민를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갈등의 특성을 이해하고 의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셋째, 지자체와 중앙정부간, 산업체간, 학계와 연구기관간 거버넌스적 차원에서의 MOU(협약)를 체결하여 상생협력 시대로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소통의 통로확장이 시급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갈등조정관(4급)을 채용했고 부천시와 성남시도 갈등전문가를 위촉, 갈등해소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갈등은 다자간 미스매치(Mismatch), 정보의 비대칭, 우월적 관계에서 발생하고, 해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공동체가 해체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갈등은 예방적 차원의 선제적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갈등으로 시작해 갈등하다 일생을 마친다. 세종특별자치시의 정착은 구성원간 갈등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전제되어야 성공 가능하다.

이 준 건 행정학박사/한밭대겸임교수, 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