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행정구역 통합이 왜 의지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번번히 실패하는가?
정답은 짝사랑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통합을 원하는 두 자치단체간 사전에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결과에만 집착한다. 의지만 앞세우고 그 내용에 대한 설명과 잇점 등은 소홀하는 경향이 짙다.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다
통합을 쉽게 생각하고 이해당사자, 즉 정치인들은 주민들이 동의해 줄 것으로 믿는다. 이러한 괴리에서 늘 통합은 실패한다. 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매사 자신을 지지해준 결과에 대입하면서 자신의 의지가 곧 주민의 의견과 일치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치인의 입장과 주민의 입장은 늘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몇몇 소수의 의견을 전체의 의견으로 착각하고 추진하기에 결과를 내지 못하고 갈등만 야기한다. 통합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과 그 혜택을 살펴보아야 하고, 짝 짖기를 위한 두자치단체간 1차적인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민·관·산·학·연 중심의 거버넌스 중심의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협력적 추진이 필요하다.

특히 주민들을 설득하며 적극 홍보에 나서야 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서명운동과 동시에 통합에 따른 장단점을 알리며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두 자치단체가 동시 다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적 접근은 금물이다. 자칫 정치일정과 맞물리면 실패한다. 통합의 순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통합에 대한 경제성, 편리성, 그리고 전통과 문화를 훼손하지 않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부여~공주 통합시도 교훈
2008년 부여군수가 공주시와 사전협약 없이 일방적 통합을 제의했다 공주시장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혼줄을 당한 일이 있다.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성급하고 경솔했다. 백제문화권이라는 전통성만 내세우고 통합하려다 갈등만 야기했다. 정부의 인센티브만 생각하고 현실을 고려하지 못하고 정치적 신뢰만 잃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원웅 민주당 후보가 대전~옥천간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대전~금산통합을 민간중심으로 추진 했었다. 선거가 끝나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정부는 전국 행정구역을 70~80개로 광역화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통합에 성공한 자치단체에게 50억원의 인센티브와 각종 지원으로 통합의 급물살을 탔다.

군산시도 서천군에 일방적 제의 불발(쉽게 생각하고 판단 금물)
군산시가 서천군과 통합을 제의했는데 말도안되는 소리라며 서천군이 반대하며 불발로 끝났다. 가뜩이나 금강하구둑 해수유통, 해상도시 건설, 해상경계선조정 문제(조업권)등으로 갈등이 폭발하고 있는데 무슨 통합이냐는 것이었다. 현실을 감안하지 않는 통합의 시도였다.

논산시와도 통합의 손을 내밀었다. 답도 듣지 못했다. 아니면 말지 하는 정책적으로 판단한 것인지는 몰라도 경솔했다. 심도있는 사전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성이 강했다. 강자가 약자를 흡수하는 형태였다. 동등한 입장에서 상대를 존중하는 과정이 무시됐다. 구체적인 절차는 차제하더라도 무계획한 가운데 즉흥성이 강했다.

예산~홍성간 통합도 물건너간 이유가 사전에 문제를 추진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협의체마저 만들지 않고 말만 무성하게 흘린게 문제였다. 논산~계룡간 통합시도도 있었다. 정보가 왜곡되어 각종 근거없는 말만 무성하고 악소문이 난무했다. 통합은 커녕 오히려 두 자치단체간 반복과 갈등만 증폭시킨 채 상처만 남겼다.

청주~청원통합성공 사례 교훈삼아야
청주~청원통합은 3차례 시도 끝에 지난 4월 합의했다.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최종 단일행정구역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75개 구체적인 항목에 대한 이행을 약속했다. 통합하기전 시내버스 요금을 우선 단일 요금체제로 시행했다. 7,800원이던 요금이 2,300원 단일요금제로 시행하여 통합주민들이 피부로 통합의 의미를 경험했다. 옥천~영동간 통합도 가시화되고 있다. 충북지역은 통합의 학습효과 얻어가고 있다.

최근 대전~금산간 통합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 96년 추진을 시작했으며 이번이 3번째다. 문제는 대전광역시와 금산군이 동등한 입장으로 통합 논의가 되어야 하며 대전광역시민의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다. 인천광역시에 강화군, 김포군, 울산광역시 울주군과 같이 오히려 인구가 증가하고 지역경제가 살아난 사례를 인식시키고 세금부담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왜곡된 정보를 차단하고 통합 잇점을 홍보해야
통합할 경우 대전광역시 금산군으로 행정구역이 재편되지만 대전시민과 같이 세부담이 늘지 않는다. 다만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가격 상승에 따른 공시기준의 세부담만 다소 늘어난다. 실제 땅 값이 오르는 만큼 금산군민의 재산 가치가 더 상승하는 것으로 이익이 크다. 학군 은 농촌지역에 대한 특례가 그대로 적용되면서 대전학군으로 편입된다. 시내버스노선 등 이잇도 있다. 혐오시설 이전 등에 대한 우려는 통합전 금산군민의 의견을 담보하면 된다.

청주~청원통합의 방식과 상호이익 등에 대한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미스매치(Mis match)되고 있는, 즉 두자치단체간 하드웨어적인 표면화 된 측면보다 세부적인 소프트웨어와 같은 지역주민의 요구를 풀어가야 한다. 시군 통합은 역사적, 전통적으로 삶의 터전을 함께해 온 향토적 가치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금산군 인구는 과거 13만8천명에서 5만5천명으로 줄었다. 지금도 해마다 1,500명이 대전으로 교육을 위해 이사하고 있다. 초고령화로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경제 인구는 감소하고 행정구역의 문제로 대전 시내버스가 금산까지 오지 않는다. 대전생활권이면서 여러 가지 불편이 안고 있다. 통합 성공을 위해서는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인 잇점을 알리고 두 지자체가 합의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 준 건 李 準 建 /행정학박사(공공갈등전공), 국립한밭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정정정정책연구원장, 한국공공행정연구원 갈등연구소장. 한국갈등관리학회 부회장, 한국공공행정학회 이사, 충남발전연구원 초빙연구위원(전), 공주대학교 다문화센터연구위원, 배재대학교자치여론연구소 부소장, 대전충남지방병무청 자문위원, 대전광역시 중구정책자문위원, 충청남도지방공무운교육원 외래교수, 경상남도지방공무원교육원 외래교수, 상생협력갈등관리 충남포럼 중재조정위원장. 공주대, 청양대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