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이 올해말 내포(內浦)신도시(홍성과 예산군 일부지역)로 이전한다. 2013년 시무식을 새 청사에서의 개최 예정으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32년 공주에서 대전으로 도청을 이전할 당시 적지 않은 주민들의 이전반대로 갈등이 있었다. 일제치하 이어서 지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본인들의 의사결정에 의한 특수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대전의 인구는 2만명 정도. 그러나 경부선 철도가 통과하는 교통의 중심지로 발전 잠재 가능성이 다분한 지역으로 윗선의 명을 받아 39만5천원의 이전에 따른 예산을 편성, 부지매입 및 건축공사가 진행됐다. 공주에서 대전으로 도청 이전이 확정되자 공주 지역민의 반대가 거세게 일었다. 26명으로 구성된 반대위원회까지 결성되기도 했다.

도청이전으로 대전지역의 땅값은 평당 2원하던 것이 평균 5~6원으로 폭등했고, 공주는 상대적으로 땅값이 폭락하는 등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환청 80년만에 대전 시대를 마감하고 내포신도시로 이전한다. 충남도청은 공주에서 시작되어 대전 시대를 마감하고 충남 서해안의 중심 홍성과 예산의 일부지역의 내포신도시로 이전한다.

공주지역 주민은 도청 이전을 반대했으나 일제 강점기이어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갈등은 있었으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이고 강압적이었다. 이러한 의사결정에 집단행동이나 이전에 반대에 대한 의사 표출은 사실상 불가했다. 당시 갈등을 정치권에서 억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충남도청 이전을 놓고 수년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 얼마 전 충남도청사가 이전하면 빈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에 대한 재창조 방안을 놓고 여론이 비등했다.

염홍철시장과 중구청장은 원도심 활성화 방안을 선거 공약으로 내놓고 재구조화 또는 재활용 방안을 취임 초 본격 추진했으나 모두 타당성에 대한 이견과 불확실성 때문에 지금은 수면아래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임기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 나올지 예측하기 힘들다.

도청이전 2개월여 남겨두고 최근 대두되는 갈등은 충남도청사의 매각에 관한 문제다. 충청남도는 700억원에 달하는 청사 매각 대금을 현금으로 매각하는 방침을 정했고 대전시는 이를 무상 또는 분할 상환조건 매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와 충남도청간 청사 재산권 이양의 문제로 광역자치단체간 갈등하고 있는 것.

대전시는 청사매입에 따른 재원 마련을 못하고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을 요청했으나 부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충청남도는 청사매각 대금을 받아 부족한 신청사 건립비용으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 자치단체간 입장차로 입장차가 크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와 4,11 총선에서 염홍철시장, 강창희국회의원(국회의장)은 충남도청사를 박물관 또는 대학이나 공원 등으로 활성화하는 방안의 장밋빛 공약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이를 계기로 원도심 활성화를 촉진을 약속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정치권을 통해 특별회계 예산을 따오는데 힘을 쏟았으나 중앙정부는 난색이다. 이전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특단의 대책은 안갯속이다.

충남도청사의 활성화 방안은 뒤로 하더라도 토지와 건물매입비 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자치행정은 철저한 계획에 의해 매년 예산을 편성하고 살림을 한다. 최대 현안사업으로 대두되는 충남도청사 활용방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시가 도의 입장에 충족안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표류하고 있다. 원도심 상인과 시민은 허탈감이 크다. 원도심이 곧 되살아 날 것이라는 기대는 장밋빛에 그치고 있다. 정책추진보다 정치적 공약에만 매달린 결과다.

충남도청 이전을 둘러싼 문제는 80년전 당시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할 때나 이전예정인 내포신도시 지역의 홍성·예산지역간 갈등문제나 이전 후 도청사를 활용하는 대전지역 등 모두 갈등하고 있다. 공공시설 이전을 둘러싼 공공재 활용을 위한 갈등은 예나 지금이나, 다가올 시대에도 계속될 것이어서 이견으로 대립되는 갈등해소를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준건 李準建 행정학박사, 국립 한밭대학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