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이 4,,11총선에서 완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놓고 자성의 목소리 높은 모양이다. 지난달 28일 대전 유성의 한 호텔에 모여 향 후 당 운영에 대한 깊은 논의의 자리에서 지역에 기반을 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민심을 되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는 낙선한 다수의 의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선진당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당 지도부가 소통하지 못한 것이 큰 요인이다. 이회창과 심대평 전 대표간 소통의 부재에서 리더십 위기를 맞았고 그 사이 지지자들은 멀어져 갔다. 신뢰를 잃은 것이다. 정치는 공감대를 형성해 가면서 비전을 주는 것이다. 이들의 결별은 2년여간 이어졌다. 몽니를 부린 것이다. 창은 언젠가는 몸을 낮추고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심은 다른 집(국민중심연합)을 지었다.

당의 좌장격인 염홍철 시장은 이날 ‘나폴레옹 시절을 떠올리며 탈레랑’의 말을 인용해 “전쟁에서 죽는 것은 영원히 죽는 것이지만 정치에서 죽는 것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죽는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구의원 50%, 시의원80%, 구청장60%가 선진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은 그대로 해석하기에는 물의가 있다.

유성구는 이미 이상민의원의 탈당으로 상당수가 이미 당적을 옮기려 하고 있다. 특히 당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탈당이 이어질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진당은 이제라도 지지자와 당원간 진정한 소통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날을 곱씹어 보아야 한다. 겉만 보고 미루어 짐작하여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안방이다’ ‘텃밭이다’는 믿음이 앞섰기에 이와 같은 결과를 낸 것이다.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기원은 함께 보기 마주보기다
하버마스가 이야기하는 도구적 합리성과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심리학적 근거는 ‘함께 보기'(Joint-attention)라는 상호작용이다.'마주보기'(eye-contact)와 더불어 함께 보기는 아동의 의사소통 발달의 핵심 현상이다. 엄마와 아기가 서로 눈을 맞추고 마주 보며 서로의 정서를 공유 한다. 동시에 자신과 구별되는 또 다른 존재와 만나고 있음을 처음 인지하게 된다.

아이가 가리키고 엄마가 보아주는 것이 함께 보기의 시작이다
발달이 진행되면 어느 순간부터 아동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게 된다. 함께 보자는 것이다. 주체적 의도의 생성이기도 하다. 엄마는 아동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데 대상과 아동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대상과 아동의 눈을 번갈아 바라보게 된다. 아동과 엄마의 관심이 공유되는 ‘함께 보기’의 시작이다. 이때 아동의 가리키는 행동의 의미는 둘 중 하나다. ‘저것 주세요’ 혹은 ‘저것이 뭐예요’?

‘저것 주세요’!의 ‘함께 보기’에서 엄마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목적은 물건이다. 엄마에게 저 물건을 건네 달라는 이야기다. 반면 저것이 뭐예요?의 ‘함께 보기’에서의 목적은 엄마의 반응이다. 가리키는 물건은 엄마의 반응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이다.

상대방의 의도와 생각이 목적이 되는 것이 의사소통의 합리성
나와 소통하는 상대방의 의도와 생각이 목적이 되는 바로 이 경우가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발달심리학적 기원인 것이다. 반면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상대방을 도구로 사용하는 ‘저것 주세요’는 도구적 합리성의 발달적 기초다.

‘함께 보기’로부터 시작되는 상호간의 관심의 공유 ‘의도 공유’이야 말로 의사소통의 합리성의 구체적인 기반이다. 아동 발달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한겨레신문 김정운 교수자료 인용/2011, 9,27>

아무리 트위트를 들여다 보아도 다들 리(Re)트위트 뿐이다
도대체 누구와 공유할 관심과 의도가 없으니 그 토록 외로운 것이다. 아무리 트위트를 들여다보아도 다들 리트위트(RT)뿐이다. 페이스 북에 죽어라 사진을 올려도 다들 좋다는 엄지 손가락 뿐이다. 그래서 이토록 힘든 것이다. 이 집단 자폐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우려 한다면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주체적 관심과 가치를 먼저 찾아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선진당이 앞으로 지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정치인과 유권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갈 수 있도록 자세는 물론 코드를 바꾸어야 한다.

이 준 건/ 李 準 建
행정학박사, 한밭대학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