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4,11총선(19대 국회의원선거)과 12월 대선(대통령선거)이 있는 해다. 같은 해에 총선과 대선이 치뤄진다.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유권자에게 정치력을 평가 받는 시험대다. 특히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치인은 임기(국회의원4년)중 능력을 검증받는 일이기도 하다.

이번 공천은 여야(與野)를 막론하고 국민경선제를 통해 공감대를 모으고 나아가 자당 후보의 능력을 사전에 검증하는 시스템으로, 역대 어느 선거 때 보다 후보공천 과정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려는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현역 정치인 25% 배제의 컷-오프제(cutoff)로 배수진을 치는 등 정치권의 새로운 피 수혈이라는 정치 신인을 대거 진입시켜 부패한 정치인을 물갈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정치인은 갈등을 유발하는 집단
이러한 자구적 의지에 불구하고, 공천을 둘러싸고 각 정당은 공천 잡음과 후유증은 지금까지 끈이지 않고 있다. 서울의 한지역 후보(이재오의원, 은평)는 1차 공천심사에서 탈락시켰다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자 재 공천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민주당의 한지역의 모 후보는 공천했다가 도덕성을 문제삼사 탈락시키고 재공천하는 일도 벌어졌다.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는 공정성을 문제 삼아 당사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선거인단 모집에 대한 불공정 등으로 재심을 요구하는 지역도 있고 당위성에 불만을 품은 후보군이 새로운 정통민주당이라는 새 정당을 만들기도 했다. 심지어 무소속 출마자도 쏟아져 나오는 등 공천을 둘러싸고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서울 관악지역은 여론조사과정에서 일부 사전 연령대 조작으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심각한 도덕성에 도전받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公薦)이 아니라 특정 정당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사천(私薦)이라는 오해와 함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대전 유성의 한 지역구는 선진당의원이 민주당으로 입당하고 민주당 공천을 기대했던 후보(송석찬)가 선진당에 입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선거전에서 이 문제는 후보자간은 물론 유권자들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덕구 지역은 선진당을 탈당, 공석으로 오은수씨가 단독으로 신청, 공천을 기대했으나 결국 전략공천이라는 명문으로 최근 이 현 변호사가 공천되어 갈등의 도를 넘고 있다.

갈등해결을 위한 선거 공약은 모두 공수표
총선은 공천의 관문부터 갈등을 유발하면서 시작된다. 선거전에 돌입하면 선거공약을 놓고 갈등에 휩싸이기도 하고 선거운동과정에서는 지역의 현안과 관련하여 자신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갈등을 야기 시키기도 한다.

특히 공공갈등과 관련하여 지역현안 문제를 비롯해 장묘시설, 쓰레기처리장, 시군통합문제, 서해안발전소건립문제, 공군사격장, 서천방조제해수유통문제 등 갈등으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사업에 대한 정치인들의 해결 약속이 남발되고 있다.

당선되면 이 문제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는데 실상 적극 검토하겠다는 것이지 근본적 문제 해결은 아니다. 정치인은 공공갈등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선거전에서 표심을 잡기 위한 다짐 일 뿐이다.

정치인은 표에 약한 존재, 누구편에 설 수 없어
주민간 찬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공공갈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가? 표 때문에 찬성편도 반대편도 설 수 없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솔깃하게 들린다. 당선되면 막강한 권한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결국은 또 다른 갈등만 유발한 채 시간만 지연한다.

필자의 연구논문에서도 정치인은 갈등을 발생시키고 증폭시키는 집단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상식으로 생각하면 정치인은 공공갈등을 해결 수 있는 주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고정적인 생각을 뒤집는 결론이 나왔다.

다양성 존중이다
일곱째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다. 갈등은 단선한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따라서 합의과정에 참여한 당사자의 다양한 가치, 이해,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필수적이어야 한다.

다양성 존중은 이해를 증진시키기 때문이며 참가자들의 신뢰와 개방성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가치와 이해를 인식하고 언급하는 것은 더 지속적이고 창조적인 해결을 만드는 기초를 제공한다.

높은 책임성이다
여덟째, 책임성으로 이해 당사자는 그들의 지지자들과 그들이 합의한 과정에 대해 모두에 책임을 져야 한다. 합의과정에 대표성을 띠고 있는 사람은 높은 도덕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합의를 전제로 많은 자원(경제적가치)을 배분하여야 하기 때문이며 이는 직접 개개인의 재산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경우에 따라 생계문제가 직접 연결되어 있는 등 민감성이 크다.

시간에 대한 제약이다
아홉째, 시간에 대한 제약이다. 합의는 무한정의 시간이 아니라 제한된 시간을 두고 진행되어야 한다. 이는 협의과정에 대한 시간의 중요성과 시간에 대한 압박감을 주는 것은 합의에 도달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결론을 내기 위한 분명하고 합리적인 시간의 설정을 말하는 것이다. 시간제약은 협의과정에 대한 집중성을 가져오고 협의를 위한 속도감을 높여준다. 그렇다고 너무 시간에 집착하면 역효과도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시간을 융통성 있는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되어야 한다.

실천적 의지다
끝으로(열번째) 실천적 의지다. 협의사항에 대한 실행과 모니터닝은 모든 합의에서의 기본이다. 말로 합의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실천적 의지는 갈등해결의 중요한 요소다. 협의된 결과에 대하여 이행은 중요하다.

깊은 곳에서 물을 끌어 올리려면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한쪽의 희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서로간 양보가 이해를 좁히고 갈등을 해결한다.

이 준 건 /李 準 建　
행정학박사, 국립 한밭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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