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격차(格差)에서 비롯된다. 보상갈등, 노사갈등, 지역갈등, 세대갈등, 공공갈등, 환경갈등 등 그 속내를 보면 비합리성 때문이다. 사회적 구조가 잘못되어 있거나 비합리적인 관행의 역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되찾기 위한 욕구가 분출하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금전적 문제와 결부되어 있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갈등해결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점도 이같은 맥락을 대변한다.

압축성장만 내세우고 갈등문제는 손 놓았다

한국 사회의 갈등이 폭발적이고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는 압축적인 경제성장 과정에서 국민의 의식을 높이는 동시의 역사와 문화적 환경이 함께 발전되어 왔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무시된 채 오로지 경제발전만 앞세웠기 때문이다.

당연히 갈등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고 국가는 이에 대한 적절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지 못했다. 산업화와 정치적 민주화는 성공했으나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 시키지 못한 후유증이 바로 갈등이다.

이는 사업목표만 중시했을 뿐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논의하는 절차를 무시하거나 아예 협의 과정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인 경제 우선정책과 사업시행에서 비롯된 군사 정치문화의 산물이다.

군사정권에서 억눌렸던 감정을 집단 행동으로 한 풀이

정책추진과정에서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적인 것을 간과하고 경제 우선정책에서 밀려 갈등을 덮어두거나 강압적인 국가정책에 불만의 목소리 조차 크게 내지 못했던 암울한 시대의 긴 터널을 지나오면서 갈등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군사정권은 상대를 인정하고 대화하려는 제도가 현실적으로 철저히 무시되었다. 이 과정에서 소통은 없었고 오로지 성장위주의 정책으로 국민의 희생만 강요했다.

그러나 경제수준이 높아지고 지방자치제가 전면 실시되면서 이같은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하고 개인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잃어버린 경제적 가치를 되찾기 위한 보상의 문제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감정적인 요소가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공공정책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대화와 협상은 뒤로 한 채 사생결단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판도라 상자로 인식하며 단체행동을 불사하고 있다.
갈등의 주체도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대화를 포기한 채 시간끌기로 감정이 누그러지기만를 기다리는 원칙 없는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물론 상생과 협력을 위한 해결의 기술을 익히기 위한 학습과정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협상은 모르고 한 큐에 되찾기 위한 집단행동이 판도라상자로 착각

오로지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면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그 동안의 손실을 한꺼번에 되찾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차 있을 뿐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합의과정은 무시되고 있다.

최근 국회의장선거에서 뭉치 돈을 돌린 혐의로 박희태 국회의장이 사상 처음으로 공관에서 검찰조사를 받고 불구속 기소되었다. 사법부의 일부 판사들의 판결로 사회가 심하게 혼란을 겪고 있다. 얼마후가 되면 교원노조로 부터 학습한 세대들이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가는 시기가 되면 사회 혼란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은 자신의 희생이나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모범적인 국민의 의식수준으로 사회를 지탱하며 이끌어가고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즉 도덕재무장운동 우리가 원조다.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지도자와 그 가족은 군에 입대하여 전쟁시 조국과 민족을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인천 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장군의 아들은 당신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했고 중국의 모택동 아들도 한국전에서 장렬히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한국의 행정부와 입법부(국회의원), 사법부, 교육계, 대기업 총수 등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 및 자녀 중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이 전체의 절반 수준이른0다

국회(김을동의원)에서는 군(軍)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을 국무위원（장차관급)에 임명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국회에 입법 발의 중이다.

상생협력은 우리의 역사

경주 최부자 집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 없도록 했고 흉년이 들면 절대 소작농의 땅을 사들이지 말라고 했다.

민족신앙을 섬기던 우리 조상은 신(神)에게 사람을 바쳤다. 심청이를 용왕에 바친 것도 이러한 뜻에서부터 비롯됐다. 그러던 것이 소와 돼지로 바뀌었다. 희생양(羊)이란 신(神)에게 바친다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공자는 측은지심을 이야기 했다. 인간은 본래 약한자를 도와주고 싶은 본능을 갖고 있다. 사대자소(事大字小)작은 것은 큰 것을 섬기고 큰 것은 작은 것을 돌본다는 말이다. 이른바 서계(序階)적 구조, 다시 말하면 겉으로는 수직적인 것 처럼 보이나 평등한 관계이다.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는 전 재산의 90%를 사회에 내놓았고 경영 일선에서 조차 물러났다. 한국의 대기업은 중소기업에서 열심히 연구 개발하여 내놓은 기술은 물론 문어발식 확장으로 그 마저 모두 빼앗아 가고 있다.

선진국은 국민 모두가 잘사는 나라이다

자금력을 앞세워 유통시장을 점령,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1%의 기득권층이 99%의 서민의 밥줄마저 죄고 있다. 오죽하면 국회에서 ＳＳＭ법（슈퍼슈퍼마켓)을 통과시켰는데 이도 모자라 이번 총선(19대)에서 대형마트의 정기적 휴일을 의무적으로 지정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을까?

한국의 장기기증자는 50만명으로 전체 국민의 1% 수준이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후 불 붙다 시들해 졌다. 일본은 12%, 미국은 35%의 수준이다.

갈등의 해결은 누군가의 양보와 희생에서 해결된다. 누굴 바라보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의 희생에서 시작된다. 그래야 격차를 좁힐 수 있고 그러한 방법은 다자간의 소통의 거버넌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즉 사회자본이 축적된 사회 일 수록 갈등발생이 적고 발생했다 하더라도 조기에 해결되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보와 희생을 통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준건/李準建
행정학박사, 한밭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정정정정책연구원장,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연구원, 공주대학교 다문화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 한국공공행정연구원 갈등조정연구소장, 충남발전연구원부설 상생갈등포럼 갈등조정위원장, 대전중구정책자문위원, 충남지방병무청정책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