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신탄진 모 방직공장 부지에 40층 고층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대전의 랜드마크라고 하지만 거대 공용으로 경부고속도로변 대전의 이정표(里程標)로 보일 뿐이다.

2005년 분양한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스마트시티도 초고층 고급아파트 홍보를 하며 대대적인 분양에 성공했으나 우성이산(山)을 가려 도시의 미관을 해쳤다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허가권자를 질타하는 환경단체의 비난이 빗발쳤지만 개발의 논리를 누르지 못했다.

10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시행 착오 거듭하는 지방 행정

70년대 말 개설한 용운동 대전대로 이어지는 도로는 왕복2차로로 도시계획이 잘못되어 차량이 정체되는 등 북새통을 이루는 졸속행정의 표상으로 당시 실무자와 책임선상의 공무원이 문책을 받았으며, 90년대 둔산 신도시 둔산대로 등은 도로율(車路)를 더 확보해야 하는데 수익성을 내세운 LH공사(당시 토지공사)와 대전시가 10년을 내다보지 못하는 설계로 비난을 받았다. 녹지 면적도 턱없이 부족했다. 이를 교훈삼아 유성 노은지구는 공원 확보율을 크게 높였다.

도심의 간판도 심각한 수준이다. 점포의 건물을 모두 덮을 만큼 간판 천국으로 난립하고 있다. 자치단체 단속의 한계를 넘었다. 오히려 경쟁적으로 간판을 더 크게 제작하지 않거나 한 개라도 더 늘려 부착하지 않는 업자가 바보처럼 보인다. 대전 갈마동의 K아파트는 국토해양부로 받은 상을 자랑하기 위해 15층 건물벽 크기의 현수막을 수개월째 내 걸었다. 법적인 기준은 무시된 지 오래다. 아무리 크게 달아도 더 큰 간판으로 눈에 잘 띠게 제작하고 싶은 심정이다.

도심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 쾌적하고 편안한 시민의 도시

최근 자치단체는 도시의 디자인을 표방하며 간판 정비에 대대적인 행정력을 쏟고 있다. 유럽 스타일의 높은 정제성으로 잘 정비된 거리를 보면 마음이 편하고 도시 또한 아름다워 보인다. 동구 원동(대전천변)공구상가의 간판 시범정비구역은 50년이 넘은 낡은 건물이지만 명품거리 느낌을 준다.

백제역사재현단지는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10여년의 공사 끝에 지난해 세계백제대제전을 치른바 있는데 기술적 용역은 여러 차례 의뢰 한 바 있으나 정작 관광객 유치 등 미래 운영에 관한 용역은 단 한 차례 형식적 수준만 거쳤다.
최근 필자가 방문한 백제역사 문화재현단지는 학술연구 역사탐방 등 진정 백제의 숨결을 느끼려는 건립 취지의 실속 있는 관광객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개장과 함께 적자가 눈덩이가 될 것이라는 예측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93년 대전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뤘던 과학공원도 그 후 산업자원부(현재 지식경제부)로 부터 700억원의 자산과 함께 운영권을 모두 시가 위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자산이 고갈되어 재창조사업 등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곡간은 이미 텅 비었다.

무분별한 사람, 즉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안목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안목은 미래를 내다보는 잣대이며 매사를 예측 가능하게 한다. 우리가 말하는 진정한 안목이 있는 사람은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하는 현자(賢者)이다.

세상을 내다 보는 지혜있는 사람의 5가지 안목(육안, 천안, 혜안, 법안, 불안)

세상을 보는 눈, 즉 안목은 다섯가지(5안)가 있다. 첫 번째(1안)는 육안(肉眼)이다. 육안은 자기 욕심대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소, 돼지, 말, 양, 닭 등 동물은 육안을 갖고 있는 부류에 속한다. 철부지 어린아이 눈과 같다.

두 번째(2안)는 천안(千眼)이다. 벽이 막혀있어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이다. 투영의 눈이라고 한다. 이는 앉아서 천리(千里)를 내다 볼 수 있는, 즉 좌안(座眼)이다. 입안(立見)은 만리(萬里)까지 더 볼 수 있다. 그 만큼 높은 판단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세 번째(3안)는 혜안(慧眼)이다. 예술적인 눈이라고 한다. 사람의 감정이 극치에 달했을 때의 느낌을 ‘카타르시스(Catharsis)’라고 한다. 사람의 외모를 보고 그대로 평가하는 것은 육안이지만, 의상 디자인 그리고 동작, 음악 등을 예술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이 혜안이다. 즉 혜안을 가진 사람은 적어도 시민의 마음을 깊은 곳까지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옳다며 따라 올 것을 강요하는 것은 더 이상의 리더십이 아니다. 그러한 사람은 한쪽만 보는 외눈을 가진 사람에 불과하다. 지도자는 이와 같은 시각을 초월(超越)해야 한다.

네 번째(4안)는 법안(法眼)이다. 가감(加減)없이 그대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정직한 눈을 말하는데 그 정직한 눈을 갖기란 쉽지 않다. 유혹은 물론 눈으로 확인하고옮기는 과정에서 이익을 따지고 변질되거나 왜곡되기 쉽다. 정직한 눈(眼)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많은 연구와 사색을 통해 얻어진 경지의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정치권 여야간 정쟁이나, 저축은행사태, 포풀리즘정책, 부정부패 비리 등을 보면서 침묵하거나 왜곡 보도하는 언론을 보면 어떠한 눈으로 사회의 공기이고 목탁이라고 자처하는지 궁금하다?

끝으로 (5안)의 눈은 불안(佛眼)이다. 부처의 눈을 말하는데, 지혜와 자비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인생을 밝혀주고 길을 안내해주며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이다. 있는듯, 없는듯, 보는듯, 마는듯 하면서 모든 것을 한눈에 담아 판단하는 앞의 앞서 말한 4가지의 눈을 갖추고 도통(道通)한 눈이다

성철스님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라는 법문을 남기고 열반에 들었다. 욕심도 버리고 투기도 버리고 현실에 맞게 살아야 한다. 불안은 이처럼 세상의 이치를 깨달음으로 표현되는 특별한 부처의 눈을 말한다.

인간은 외부로 부터 90%의 정보를 눈(眼)을 통해 얻고, 귀(耳)와 기타 신체부위 등을 통해 7%를 얻는다.

안목 있는 정치인, 단체장을 뽑으면 시민이 안심하고 행복하며 지역이 발전한다

대전은 대전(大田)이 아니고 대전(大戰)이라고 지역의 한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박성효, 염홍철 전ㆍ현직 시장의 갈등을 지칭한 표현이다. 시정을 놓고 시비하거나 선거전에 나서는 태세를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전?현직 시장이 정책의 일관성을 갖지 못한 채 전임자가 추진한 정책을 논(畓), 밭(田)을 갈아 업듯 하는 정책의 비아냥이다.

필자는 본지를 통해 두 시장에게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시장이 바뀐다고 시민이 낸 세금을 투자해 추진해온 정책을 손바닥 뒤집 듯 해서는 안된다는 충언이었다. 두 시장 모두 일련의 행위를 보면 안목을 갖추지 못한 시장이다. 지난해 6,2지방선거전에 임하는 두시장의 대결을 빅매치라고 표현하며 흥행의 이목을 끌기는 했으나 그러한 싸움 속에 시민의 혈세는 새고 있음을 주지하여야 한다. 불안과 혜안은 과욕이라 치더라도 적어도 천안(千眼)정도는 볼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마음쏟고 몸을 던지는 감동을 보여라

80~90년대 새는 두 날개로 하늘을 난다고 했고 90~2000년대는 머리로 난다고 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온몸을 다해야 날 수 있다고 하는 시대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략과 전술이 그리고 대응력도 달라야 한다.

공공갈등의 생산자는 행정부(정책입안자)이다. 제대로 된 안목을 갖추었다면 갈등은 최소화 할 수 있다. 안목을 높이는 사회, 그 공동체는 건강하고 제대로 된 사회다.

구청장, 시장, 국회의원 모두 바꿔 바꿔 바람 다시 분다

시민은 그러한 안목 있는 단체장(정치인)을 원하고 있다. 최근 모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시장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51%)을 넘었고 내년 총선 새로운 인물을 원하는 사람은 61,8%로 압도적이다. 현 구청장을 다시 뽑겠다고 응답한 시민은 27,6%에 그치고 있다. 시민의 잘못된 판단인가? 아니면 시민의 지나친 욕심인가? 

이준건(李準建) 국립 한밭대학교 겸임교수(행정학박사)한국정정정(精貞正)정책(政策)연구원장, 충남발전연구원 상생협력갈등포럼 조정위원장,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갈등연구소장, 한국공공행정학회 부회장, 한국행정사학회 이사, 공주대학교다문화센터 선임연구위원, 충남대학교국방연구소 연구부장, 배재대학교 자치여론연구소 부소장, 한민대학교 새마을연구소연구위원, 대전광역시 중구정책자문위원, 대전ㆍ충남지방병무청자문위원, 대전MBC문화방송자문위원/손전화 010-4499-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