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나라는 성공한 대통령이 없는 것인가? 역대 대통령을 보면 부패와 부정의 덫에 걸려 불행한 종말을 맞고 있다. 그렇다면 왜 훌륭한 국가 지도자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권력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권력의 주변은 아첨과 그 영향권을 행사하려는, 즉 실세의 권력자가 비호하기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권 말에 터지는 각종 게이트는 대통령 주변의 세력을 등에 업고자하는 일련의 사건이다.

과거 정부 권력에 의한 부정부패 많았다

과거 권력은 정보의 독점에 의한 부정부패가 주로 많았다.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의 정보를 이용한 투기로 엄청난 차익을 실현하기도 하고 특정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금융지원 등의 특혜를 주고 대가로 뇌물이 받다 적발된다. 노무현 정부 말에 터진 ‘바다이야기 사건’은 대통령 측근의 힘을 빌린 권력형 비리로 도덕성을 크게 훼손하고 사회적 파장이 된 대표적 사례다.

DJ정부와 YS정부도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대통령 아들이 뇌물을 받거나 국정을 농단하다 감옥에 갔다. 사상 유래에 없는 권력형 비리로 부패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전두환, 노태우정권의 부정축재는 아직까지 법원으로부터 추징받은 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대통령, 국회의원, 광역, 기초자치단체장(선출직)을 뽑는 것이며 그들로부터 최대 수혜자는 국민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권좌에 오르면 국민은 안중에 없고 권력만 행사하려 한다. 역대 대통령이 총성에 비운을 맞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불행한 종말을 맞고 있다.

최근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저축은행 비리사건을 비롯한 신모 전,문화관광부차관, 그리고 구속된 김모 전,청와대 홍보수석 등은 뇌물수수의 부정부패와 연루되어 국민의 눈총을 받고 있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대통령 사저 건립의 문제도 토지 구입과정의 절차와 투명성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후보도 그 과거 행적을 보면 의구심을 살만한 여지가 적지 않다. 선거를 앞둔 정치적 공세라 하더라도 의심을 살만한 일이었다면 하지 말았어야 한다.

조선시대 유관(柳寬)의 청빈함을 우리가 되새겨야

조선 초 청백리로 잘 알려진 유관(柳寬, 1346~1433)은 우의정(지금의 부총리 또는 장관급)을 지냈는데 그는 홍인문(동대문)밖에 울타리 조차 없는 허술한 초가집에 살았다. 하루는 태종이 늦은 밤에 유관의 집에 몰래 가서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그 사실을 유관에게 조차 알지 못하도록 했다. 유관은 얼마나 청빈했는지 방안에 비가 새는데 지붕을 수리할 돈 조차 없었다. 장마철에 우산을 쓰고 방에 앉아 있던 그가 부인에게 “비가 이렇게 오는데 우산마저 없는 백성들은 어떻게 비를 감당할지 걱정을 하였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부인이 “우산이 없는 사람은 비가 새지 않도록 미리 지붕을 고칩니다”라고 답하자 유관은 부인에게 계면 쩍은 얼굴로 빙그레 웃었다고 한다. 그는 한겨울에도 버선이 없어 맨발로 짚신을 신고 다녔고, 손수 호미를 들고 채소를 가꾸면서도 이를 수고롭게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 탐천도 청빈한 사람의 마음을 더럽히지 못해

중국 광주(廣州)밖 10리 되는 거리의 석문에는 탐천(貪泉)이라는 우물이 있었는데 이 샘물을 관리들이 마시면 탐욕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한 연유로 광주에 부임해 오는 사람마다 백성들의 고혈을 짜먹는 부정한 일을 하다 쫒겨 났다. 동진(東晋)때에 청렴한 오은지(吳隱之)를 광주지사로 임명했다. 오은지는 자기의 마음을 굳게 채찍질하면서 아무리 탐천이라도 곧은 사람의 마음이야 변하게 할 수 있겠느냐며 그 샘물을 마시고 옛 사람들이 말하기를/이 샘물은 한번 마시면 천금을 생각하게 된다네/ 시험 삼아 백이숙제에게 마시게 한다면/ 끝내 마음을 바꾸지 않으리라/라고 노래하였다.

자신의 마음을 굳게 채찍질하면서 아무리 탐천이라도 곧은 사람의 마음이야 변하게 할 수 있겠느냐며 오은지는 그 탐천의 물을 마셨으니 탐욕은 커녕 더욱 청렴하고 선정하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사람들은 그 우물을 염천(廉泉,청렴한샘)이라고 바꿔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진짜 양반들은 돈을 손으로 만지거나 돈이란 말을 입에 올리는 자체를 천박하게 여겼다. 연암 박지원의 양반전에는 강원도 정선 산골에 몰락한 양반이 천민출신 부자에게 양반의 특권을 팔아넘길 때 작성한 매매계약서에 양반이 되면 지켜야 할 덕목 34개 항목이 있는데 이중 14번째가 “손으로 돈을 집어서도 안된다(手母執錢)라고 했다.

정치가 깨끗하면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도 화합한다

갈등은 어려가지 형태로 나타나지만 최근 심각한 것은 정치권의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구조적 부패 때문에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자가 그렇지 않은 일반 국민과의 기회배분에 대한 불균형이 정부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권력과 부유층에 대한 도덕성을 국민은 의심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기회의 독점을 이용한 부당한 축적에 갈등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정치가 깨끗해야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이 동의하며 화합한다. 호치민은 4가지 이상의 반찬을 식탁에 올리지 못하게 했고 낡은 구두를 신고 다녔다. 맥아더장군과 모택동의 아들 모두 한국전(6,25사변)에 참전하여 전사했다. 자국도 아닌 전쟁의 지원군에 지도자의 아들이 나섰다. 이처럼 노블리스 오블리주(도덕재무장운동)은 갈등도 크게 줄이고 해결도 빨라진다. 사회의 지도층이 스스로 희생하는데 앞장서지 않고 부패하기에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

지구상에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모두 실패하고 있다. 구(舊)소련이 중국도 시장경제를 일찍 도입했다. 얼마전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 대통령이 철권 통치로 국민적 저항을 받으며 권좌에서 하야 했다. 빈부, 계층 등의 양극화로 자본주의도 실패했다고 하는데 이는 심한 격차가 원인이다. 부패와 권력의 그늘에서 덕을 보려는 풍조가 지속되는 한 벌어진 극을 좁히기는 요원할 수 있다.

무릇, 부정과 부패는 자신의 마음 가짐을 올바르게 다스리지 못한데서 오는 것이며 물질적 정신적으로 피폐한데서 기인한다.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는 그러한 바탕의 위에 신뢰가 쌓여야 하며 부정과 부패가 사라질 때 공정하고 신명나는 활력의 공동체가 된다.

이준건(李準建) 국립 한밭대학교 겸임교수(행정학박사)한국정정정(精貞正)정책(政策)연구원장, 충남발전연구원 상생협력갈등포럼 조정위원장,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갈등연구소장, 한국공공행정학회 부회장, 한국행정사학회 이사, 공주대학교다문화센터 선임연구위원, 충남대학교국방연구소 연구부장, 배재대학교 자치여론연구소 부소장, 한민대학교 새마을연구소연구위원, 대전광역시 중구정책자문위원, 대전ㆍ충남지방병무청자문위원, 대전MBC문화방송자문위원/손전화 010-4499-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