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서 충청도(대전)지역은 참 이상 곳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경상도와 전라도지역의 성향은 확실한데 충청도, 즉 대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 전, 전국의 행사를 대전에서 가졌던 일이 있었는데, 대전은 어떠한 정당의 사람이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활동하고 있냐고 라고 묻더군요.
“아- 예,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후보가 골고루 당선되어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더니 “충청도(대전)는 참 묘한 곳이야~ 이상해”라고 혼잣말을 하더군요. “대전은 이상한 곳이 아니고 당연한 곳 입니다”라고 묻지도 않는 답을 필자가 했던 기억이 있다.

▲대전은 전국에서 모여 제2의 고향으로 터전을 이루고 산다.

경상도와 전라도와 달리 충청도(대전)는 전국 각 지방 사람들이 모여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살고 있다. 대전은 특히 근·현대사적으로 가장 급성장한 도시이며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영남과 호남으로 이어지는 분기점 역할을 하는 곳으로 경제개발의 많은 혜택을 받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대덕연구단지(74년)를 비롯해 정부대전청사(98년)가 이전했고 수자원공사, KT＆G, 계룡대(3군본부), 철도공사 등이 서울과 수도권에서 대거 이전했다. 또 세종시(광역자치단체), 과학비즈니스밸트 등이 추가로 이전, 예정이다.

충청도(대전)사람들이 이상 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는 도시이어서 입니다 라고 답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공부 많이 했습니다 라고 하더군요.

▲선사시대부터 살어온 역사의 고장 '대전'

그렇다고 충청도(대전)가 토박이(주인)도 없는 도시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 전국의 사람들이 모여 지방대도시를 이루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대전광역시 서구 월평동은 선사시대부터 터를 잡고 살았던 유적지가 발견 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고장이다.

한남대학교 모 교수는 세미나에서 “대전(충청도)은 타 지역에 비해 각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의 특성을 갖고 있는 그 자체를 인정해야 하며 그런 가운데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나도 64세인데 그중 가장 많은 세월을 살았고 자식을 이곳에서 낳아 키운 대전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말을 했다.

▲행정의 하극상은 지방자치 역행이며 대전시민이 불행 한 것.

최근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과정에서 행정의 상하(上下)극상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흐트러진 것을 바로잡고 넘어진 것을 바로세우는 사람이 있어야 하며 그러한 중심에는 지역에서 태어나 터를 밟고 대를 이어 살아온 대전, 충청의 어른들이 나서야 한다. 지역(地域)에는 토박이가 있고, 학교와 사회(社會)에는 선배가, 조직(組織)에는 윗사람이, 군대(軍隊)에는 선임이 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관련하여 벌어지고 있는 대립과 갈등을 보면 대전 역사(歷史)이래 가장 심각한 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어 걱정과 우려하는 시민들이 목소리가 높다. 이전투구는 물론 위 아래가 없는 자치단체간의 갈등이 금도를 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시민은 행정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의심케 한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둘러싼 행정의 기(氣)싸움을 지켜보는 시민은 주인도 없고 지역의 선·후배도 없는 지역이라는 생각이다. 행정력도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그렇다고 법(法)적인 문제로 풀 수도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전시 역사 이래 가장 어려운 행정의 난맥상 보여줘.

며칠전 이종기 대전정무부시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와 같은 현실을 그동안 지켜보고 왔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해도 너무 한다”는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면서 대덕구의 행동을 노골적으로 불만스럽게 표출하는가 하면 정용기 대덕구청장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시민을 인정하지 않고 부구청장을 불러 경고 질책하는 등 대전광역시정을 오만과 오기의 행정이다”라고 맞받아 쳤다. 이에 이부시장이 감정적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등 상식을 넘는 입씨름이 오가고 있다.

시민단체와 대전광역시, 대덕구, 시민 등 모두가 각각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며 행정의 난투극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이를 진화하려고 나서는 사람도 의지도 찾아보기 힘들다.

얼마전 지방자치실시 20주년이 되었다고 그 성과를 앞다퉈 자랑하고 보도했다. 이것이 지방자치 성년이 된 현 주소인지 되묻고 싶다. 이 같은 자치행정 역량의 한계를 보면서 학자의 한사람으로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중앙 정치, 행정의 무대에서 충청도(대전)가 소외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하더라도 자치행정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누구의 책임이라 할 수 있겠는가?

▲지방자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역량을 갖추는 것.

지방자치의 시간적 의미는 자치단체가 갖고있는 유무형의 자산과 전통, 자연 등 잠재적 가치를 지역의 리더자를 선출하여 스스로 참여를 통해 자원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시켜 모두가 살기 좋은 고장을 만드는 경영이다.

지역의 문제를 행정이라는 틀속에 넣어 스스로 해결, 결정하는 것으로 그 성과를 공유하며 상생발전(相生發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의 추진과정에서 시민에게 보여주는 현실은 정면 배치되고 있다.

필자가 이론과 실제를 근거로 2차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바가 있다(디트뉴스24, 7월1일자, 7월20일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갈등은 감정으로 비화되고 상하급기관과 시민단체간 치킨게임으로 금도(琴道)를 넘었다. 따라서 이번기회에 지역의 원로(어른)가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결사체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충청도식 용광로 역활을 할 원로회의를 결성하자.

충북 C도시와 전북 J도시는 이와 비슷한 지역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적 행정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는 한계에 부딪칠 경우 지역의 어른(원로)들이 직접 나서 해결한다고 한다.

불행하게도 대전(충청도)지역은 어른(원로)들이 이와같은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전투구와 감정을 앞세운 행정을 펼칠 것인지. 정치적인 행보로 불신과 불통으로 등 돌리며 대립한다면 누구를 위한 행정이라 할 수 있으며 시민이 바라보는 시정은 어떠하겠는가.

시장과 구청장, 의원, 국회의원 등 선출직은 관리와 조정의 역할이며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할 책임이 있다.

대전광역시 자치행정을 총화(總和)해 나갈 기구로 지역의 원로회의 결성이 시급하며 이는 정파를 초월하는 원로회의를 하루빨리 구성해야 한다.

▲원효(元曉)의 화쟁(和諍)사상을 벤치마킹 하자.

소통과 화합의 철학으로 삼국을 통일시켰던 원효(617~686)의 화쟁(和諍)사상을 표상으로 삼아야 한다. 화쟁은 백제, 고구려, 신라 삼국을 통일시킨 원천이었다. 원효는 통일 후 사회구성원의 융합과 통합을 이끌었다.

당시 삼국의 공통 종교였던 불교를 통해 삼국 통일을 이루고 사회통합을 기여한 것 처럼 충청도식 용광로 역할을 하여야 할 원로회의를 결성을 촉구하고 앞으로 나가야 할 지방자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버팀목이 되어야한다.

이준건(李準建) 행정학박사
한국정정정(精貞正)정책(政策)연구원장, 충남발전연구원 상생협력갈등포럼 조정위원장,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갈등연구소장, 한국공공행정학회 부회장, 한국행정사학회 이사, 공주대학교 다문화센터 선임연구위원,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연구부장, 배재대학교 자치여론연구소 부소장, 한민대학교 새마을연구소 연구위원, 대전광역시 중구정책자문위원, 대전ㆍ충남지방병무청 자문위원, 대전MBC문화방송 자문위원, 국립공주대학교, 한밭대학교, 배재대학교, 청양대학 강의교수/손전화 010-4499-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