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건 박사

최근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신청이 일단락 되었지만 대전시와 대덕구, 시민단체와의 갈등은 접입가경이다.
현재의 갈등은 증폭기를 넘어 폭발 직전의 움직으로 확산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현시점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감정으로 이어지고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으며 자칫 심각한 수준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갈등조정을 위한 책임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접입가경으로 치닫는 다자간 갈등으로 확산

현재 갈등의 주체는 시민단체의 대표성을 띠고 있는 참여연대 금홍섭사무처장, 대전광역시 유세종교통건설국장, 대덕구와 구민이다.
여기에 이종기정무부시장이 대덕구의 행동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서운한 감정을 기자회견을 통해 토로하는 등 갈등의 양상이 다자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7월14일자 디트뉴스에 보도된 금처장의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 안되는 5가지 이유와 7월17일자 유세종 교통건설국장이 이에 반박하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이 건설되어야 하는 이유 6가지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기사에 실린 내용을 살펴보면 서로의 입장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두사람 모두 틀린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것이다. 대전광역시의 입장과 시민단체의 입장에서 각각 생각이 다른 것이다. 따라서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가운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갈등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주목할 것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관련하여 집행부와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가진바 있으며 지금도 시내 곳곳에 대덕구가 대전도시철도 2호선 예비타당성 조사과정에서 소외되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소외된 시민들의 감정이 폭발 직전이고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기의 특수한 상황이어서 이와 같은 문제가 선거로 이어지거나 악용될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 자칫 본질이 왜곡되어 정치권으로 번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기해결이 요구된다.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도시철도 2호선건설이 안되는 5가지 이유

7월14일 디트뉴스가 보도한 금 처장의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 안되는 5가지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지하철1호선 해마다 250억원의 재정 적자를 내고 있다. 따라서 2호선 건설이 시급한 것이 아니라 시내버스를 활성화하자. 둘째, 현재로서는 지하철 1호선으로 충족 가능한데 2호선을 도입해야 하는 까닭이 무엇인가 이해하기 어렵는 것이며 셋째, 고가식 경전철이 도심한가운데로 지나가면 미관과 상권은 누가 책임지는냐이며 넷째, 짜맞추기식 용역보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우니 여론을 재수렴할 것과 다섯째, 대덕구 주민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는 대전시에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전광역시가 주장하는 도시철도2호선 꼭필요한 6가지 이유

7월17일자 대전광역시측의 유국장이 도시철도 2호선 대전에 꼭 필요한 6가지 이유로 라는 제하의 반박 기사를 보면 첫째, 시내버스 정책만으로 고질적 교통난을 해결할 수 없으며. 둘째, 도시철도운영적자는 시민의 교통의 질 향상으로 상쇄할 수 있고 셋째, 도시철도, 시내버스, BRT 등을 연계한 종합교통망 구축이 대전광역시의 기본방향이며 넷째, 신탄진~가수원을 잇는 충청권 철도망 국가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대덕구주민이 결코 소외되고 않고 있으며 다섯째, 2호선 노선은 정부기준에 알맞는 최적안으로 신청하였으며, 여섯째, 고가 방식으로 예비타당성 충족이 가능하고 자기부상열차로 소음을 상당부문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필자가 갈등이 확산되기 전(15일전)에 제시한 갈등의 해법

그렇다면 필자가 이보다 앞선 7월1일자로 디트뉴스에 게재한 ‘대전도시철도 2호선 갈등해법’ 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6가지 해결안을 제시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대전시와 대덕구 시민단체간의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자가 참여하는 충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여야 한다. 틀린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름을 서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했다. 둘째, 해마다 250억원의 1호선과 같은 적자운영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밸트, 청주공항 등과 연계하는 경제성을 고려하여 건설해야 한다. 셋째, 대덕구민의 불만을 해소하면서 예비타당성 통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넷째, 대중교통과의 입체적인 연계성으로 최상의 교통 대전을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도시디자인과 소음, 상권 등 환경성을 고려해야 한다. 끝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설계하여 대전의 100년을 내다보는 도시철도가 되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쉬운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방법 찾아야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대전시 입장과 시민단체 입장의 문제를 녹여낼 수 있는 대안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제3자적 입장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충분한 대화를 통해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원 포인트 그랜드 바겐식(one point grand bargain)으로 서두를 것만이 아니라 해결하기 쉬운 것 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방법으로 문제인식에서 해결까지 머리를 맞댄다면 해결 가능한 사안이라고 보여진다.

틀린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것,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갈등을 해결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전시와 대덕구, 시민단체가 제시한 내용이 ‘틀린 것이 아니라 생각이 서로 다른 것’이라는 데서 출발하여야 한다. 다름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를 풀기는 쉽지 않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한국은 갈등에 대한 사전 지식이 미흡하다.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 또한 원시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갈등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고자하는 주체도 없고 전문가도 없이 그저 관망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눈치를 보고 있을 뿐이고 각자의 속마음은 갈 때까지 가보자는 것이며 종국에서 법적(法的)으로 해결하고자하는 속셈이 깔려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강제적으로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갈등으로 인한 행정지연과 사회적비용, 그리고 공동체는 붕괴라는 후유증의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

충청도식 용광로를 만들자

유세종 교통건설국장도 금홍섭 사무처장도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대전을 사랑하는 시민이며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시민을 위한 것임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와같은 갈등은 앞으로 얼마든지 발생할 소지가 많다. 지방자치는 시민이 주체가 되어 이끌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나치게 예비타당성 통과에만 메달려도 안되며 임기내 치적으로 욕심을 내서도 안된다. 이번 갈등이 더 이상의 감정 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지역의 어른(원로)들이 나서야 한다. 법적으로도 행정적으로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 지역을 지키며 살아온 어른(원로)들의 몫이다. 필자는 이러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갈등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청도식 용광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준건(李準建) 행정학박사
한국정정정(精貞正)정책(政策)연구원장, 충남발전연구원 상생협력갈등포럼조정위원장,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갈등연구소장, 한국공공행정학회부회장, 공주대학교다문화센터연구위원, 배재대학교자치여론연구소부소장, 대전광역시중구정책자문위원, 대전충남지방병무청자문위원, 대전MBC문화방송자문위원, 국립공주대학교, 한밭대학교, 배재대학교, 청양대학 강의교수/손전화 010-4499-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