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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빵할아버지 강봉섭씨, 10년의 선행
-한 해 100~200개소 사회복지관·경로당·병원에 찐빵 전달, 어린이들에겐 사랑과 봉사의 마음 심어 -
승인 2010년 06월 10일 (목) 10:39:28 충청인터넷신문 koows11@hanmail.net
   
 

제가 전달하는 찐빵을 받는 분들의 손이 고마움에 살짝 떠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해 이 일을 그만둘 수가 없습니다. 천명이 다 하는 날까지 계속할 겁니다″

대전 동구 천동아파트에 사는 강봉섭씨(80세). 동구 지역에서는 ´사랑의 찐빵 할아버지´로 통한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분이다.

2001년부터 사랑의 찐빵을 배달하기 시작한 게 벌써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제가 다니는 교회의 자원봉사단체에서 대흥동에 있는 병원에 환자 위문차 들렀었지요.

그런데 입원한 노인들이 병원 치료를 받으며 힘겨워하는 모습이 보이는 거예요. 제가 아픈 것 같은 고통을 느꼈죠. 그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일이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분이 노인들은 어려운 시절을 보낸 분이 많으니 이들에게 애환이 많을 찐빵을 만들어 주면 어떻겠느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죠”

중앙시장에서 찐빵을 만드는 상인의 도움으로 제조법을 먼저 터득했다. 그리곤 손수 만든 찐빵을 들고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반응은 좋았다.

마치 첫 데이트를 하는 사람처럼 그의 빵을 마음 설레면서 기다리는 사람도 생겨났다. 이젠 한 해에만도 100~200개소에 전달해 주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이 거주하는 사회복지관·경로당·병원을 망라한다.

그가 대전에 이사를 온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우연이다. 부여가 고향인 그는 부산에서 이일저일을 하면서 나이를 먹었다.

나이가 들면 생각나는 것이 고향. 단지 수구초심 하나로 고향 근처에서 여생을 보내기 작정하고 1997년 대전에 이사를 왔다.

그가 봉사활동에 남달리 열성적인 것은 경제적으로 형편이 좋아서가 아니다. 슬하에 2남 3녀를 둔 그는 부인(이정자, 75세)과 함께 13평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한번 봉사를 나가는데 찐빵 300개 정도를 만든다. 밀가루 구입 등에 10만원의 돈이 필요하다. 특별한 벌이가 없었던 그는 거주지 인근에서 파지 등을 모아 판 돈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어렵게 사는 분들이 파지를 모아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을 보았다. 지난해, 파지를 모으는 일도 포기했다. 이것도 봉사라고 생각해서다.

사랑은 자석과 같은 것일까? 아니면 사랑은 진화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봉사활동을 입소문으로 들은 주변 사람들이 그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대전시에서는 밀가루 반죽을 하는데 그의 수고를 덜 수 있도록 반죽기계도 사주었고 대한노인회 대전시연합회에서는 빵을 만들 장소를, 병원과 그가 다니는 교회 등에서는 돈을 십시일반으로 모아주고 있다.

그는 자녀들이 매달 예금통장에 부쳐주는 용돈과 이런 주변 분들의 도움을 모아 이웃사랑을 펼쳐오고 있다.

하지만 찐빵 만드는 일만은 그가 직접 챙긴다. 한달 중 행사가 있는 10~20일은 새벽 1시에 연합회 사무실에 나가 손수 밀가루 반죽, 소넣기, 찌기, 포장 등 빵 만들기를 마무리 한다.

300개의 빵은 만드는데 보통 5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니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중노동 중에 중노동이지만 그는 이 일이 즐겁다고 말한다.

“봉사는 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고 보람을 느껴요. 받는 분들이 즐거워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젠 대전하면 제가 만드는 사랑의 찐빵을 떠올리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상자도 다양한 세대로 확대하고 싶어요” 라고 그는 제2의 고향인 대전을 위해 밉지 않은 노욕(?)을 부린다.

2007년에는 태안 기름 유출사고 봉사자들에게, 작년엔 숭례문 방화 복구작업 현장에 찐빵을 갖고 달려가기도 했다.

또, 매년 어린이들에게 찐빵과 학용품을 전달한다.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항상 따뜻하고 착한 마음으로 살아라”고 말하면서.

“학교 수업이다 학원이다 시달리는 아이들이 눈에 밟히는 거예요. 요즘 아이들 너무 경쟁에 시달려 힘들잖아요. 그래서 이웃에 대한 사랑과 봉사라는 따뜻한 마음을 전해 주고 싶었어요” 라고 그는 웃으며 말한다.

긴 뿌리를 땅에 박고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꽃과 같이 깊고 짙은 이웃사랑의 향기가 그의 말에서 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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