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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출판기념회, 정치적 디딤돌 안돼
육동일 교수는 5년간 쓴 글을 출간
승인 2014년 01월 28일 (화) 10:26:18 구운서 기자 koows11@hanmail.net

   
 
〔이준건 칼럼〕지방선거 탓에 올들어 출판회가 부쩍 늘었다. 정치인과 인연을 갖은 사람은 한주일에 두세번은 포로가 된다. 길흉사(吉凶事)수준의 봉투를 준비해야 하기에 경제적 부담도 적지않다. 출판회는 정치 후원금을 걷는 공식적인 행사이기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끌어들인다. 얼굴을 알리는 좋은 기회며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엿보게 하는 기회다. 짧은 시간과 공간에서 중앙과 지역의 정치인들을 한자리에 모셔와 입지를 세울 수 있는 세레모니(ceremony)성격이 강해 선량이 되겠다는 사람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정치인으로 등극하는 디딤돌.
심지어 급조하는 형식을 빌어서라도 출판회는 정치인으로 데뷔하는 공식 무대다. 인원 동원의 규모를 보고, 정치적 역량을 평가하기도 하며, 경쟁 대상자의 기세를 사전에 제압하는 기싸움 장이기에 올인(oll in)한다. 특히 출판회 장소와 내용, 사람동원을 생명줄로 여기며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압축된 시간에 이뤄지는 출판회는 한마디로 정치적 인물의 잣대가 되는 자리여서 신인데뷔 무대가 되거나 정치인으로 부활 디딤돌이다.

공무원까지 동원하는 세태(世態)개탄
역기능적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모 청장은 자신이 소속해있는 지자체의 공무원이 연가를 내고 출판회에 참석 했다는 내용이 지역 언론에 보도됐다. 공식 연가라고 하지만 후보자가 속해 있는 소속기관의 공무원이 연가를 내고 출판회에 참가하였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책을 낸 단체장, 즉 주인공은 공직자가 연가를 내고 참석한다 하더라도 이를 막았어야 했다. 그러한 사람이 지역을 발전시키고 주민을 하늘같이 받들겠다고 나선다면 올바른 정치인으로 보기에는 의구심이 크다. 출판회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뒤끝은 씁쓸하다. 또 다른 지역의 출판회도 간부공무원이 줄서기라도 하듯 동원되어 방문객을 안내하며 출판회장을 분주히 오가며 인사를 나누고 차를 대접하는 등 책 내용을 들어 치적을 선전한다. 선거법상 저촉되지 않는다하더라도 공직자의 신분으로 보면 도덕성을 넘어선 행동이다.

타락한 지방자치의 현실
출판회 참가가 일과를 마친 후 자유로운 시간이어서 시비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고 하지만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 출판기념회의 특성과 많은 손을 빌려야 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려 행사 도우미가 필요하며 비용 또한 꽤 많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여러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방자치가 타락한 것이다. 누구를 위해 지방자치가 부활된 것인가? 지방자치의 본질이 왜곡됐다. 백성을 선량이 받들어 모서야 하는 지방자치의 근본을 생각하면 자신의 입지를 위해 공직자와 주민을 동원하는 역린(逆鱗)현상이다.

정치인의 입맛대로 쓴 글이 전부
출판회 행사에 비해 책의 내용을 보면 아쉬움이 많다. 천편일률(千篇一律)적으로 자신의 치적만 담고 있다. 백화점식 열거만 있을 뿐 심도의 흔적이 없다. 철학은 고사하고 이곳저곳에서 자주 본 글도 눈에 띤다. 지역의 축제를 보면 서울이나 지방이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수도권의 명망있는 기획사가 전국의 지방축제를 독식하면서 모든 기획을 맡기에 비슷하다는 것이다. 정치인이 내는 책은 대부분 자신이 직접 집필한 것은 없다. 원고를 써주는 대필가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러다보니 정치나 정책을 추진하면서 아쉬운 점, 개선해야 할 문제, 현장의 문제 등 공감 할 만 한 내용은 눈에 띠지 않는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정치인이 그 많은 분량의 글을 쓸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낯을 세우기 위해서는 편법을 동원할 수 밖에 없는 반칙을 서슴치 않고 선거를 위한 후원금 명목으로 돈을 끌어 모은다.

철학이 담겨야 책(冊)이다
책은 독자에게 양식이다. 새로움을 담아야 한다. 책을 통해 많은 것은 느끼고 익혀야 한다. 대전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한 육동일 예비후보(충남대)는 5년 전부터 대학에서 틈틈이 언론에 기고한 글을 모아 출간했다. 지역발전을 고민하고 연구한 성과를 현실에 접목하려는 흔적이 역력했다. 필자도 글을 쓰는 일에 익숙해 있지만 한장의 원고를 완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고민한다. 주제를 찾는데 몇 날이 걸리기도 한다. 지우다 쓰다를 반복하기는 일쑤다. 책을 내기 위해서는 수년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섹스피어도 한권의 책을 완성하기 까지 많은 사람의 조언과 의견을 반영했다. 글 쓰는 달인은 없다. 그러한 글을 공장에서 상품을 만들어내 듯 하는 것을 보면, 정치는 3류, 책내는데는 일류라는 말이 어울릴 듯 하다.

불출마와 안철수당 등장의 역학관계
지난해 9월 불출마를 선언한 염홍철시장, 대전광역시장출마로 3선구청장을 포기한 정용기 대덕구청장, 그리고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맞서 당선된 한현택동구청장과 박용갑중구청장, 박환용서구청장 등은 공천 기대에 내적 외적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염시장 불출마와 3선교육감 제한으로 대전지역의 새판짜기 선거구도로 출판기념회는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현역 정치인의 프리미엄으로 서울과 지방에서 출판회를 잇달아 낯 뜨거운 장면이 연출되는가 하면 서점가에 내놓을 수준도 안되는 책을 강매하듯 하는 출판회는 재고돼야 한다. 정치인의 출판회가 법적 허용범위에서 이뤄진다면 적어도 철학과 비전을 담고 진정한 나라와 지역발전의 고민이 흔적으로 남기를 간절한다.

이 준 건/李 準 建 /행정학박사(공공갈등전공). 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 충남도립대학교 외래교수 /010-4499-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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