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2.12.9 금 07:07 전체기사보기
통합검색
> 뉴스 > 사설·독자원고 > 칼럼
     
당진송전탑 갈등해법, 밀양사태에서 찾아라
갈등은 주장이 아니라 합의가 정답이다
승인 2014년 01월 07일 (화) 15:36:31 구운서 기자 koows11@hanmail.net

   
 
〔이준건 칼럼〕전국을 흔드는 공공갈등은 왜 합의하지 못하고 장기화되고 있는가?
이 물음에 답은 대화의 부재이며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입장 고수를 위해 이미 마음속에 정답을 갖고 대화의 장으로 나온다. 그래서 대화는 단절되고 갈등은 장기화되는 경향이다.

흔히 말을 배우는데 3년이 걸리지만 남의 말을 듣는데 60년이 걸린다고 한다. 특히 정치인이나 자치단체장 등 리더자는 더욱 그러하다. 고위직에 있는 사람일수록 자기주장이 강하다. 고시, 관료 또는 명문대 출신이라는 사람들이 대개 머리만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생각이 프레임에 갇혀 있다. 갈등의 문제는 총명한 두뇌로 푸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답을 찾고 이해당사자를 만나 협의하며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평소 대화와 경청을 이야기 하는 사람도 높은 자리에 오르면 자신의 주장이 곧 정답인양 착각한다. 지난해 12월 27일 당진 송전탑 건설에 따른 주민과의 갈등해법을 찾기 위한 토론회에서 사업자(한전)와 주민 반대대책위원회간 협의체를 꾸렸다고 하는데 3차례 대화를 하고 감정이 증폭되어 단절되었다고 한다. 이해당사자간 문제를 풀어가려는 대화의 장이 결국 입장만 고수하고 상대방의 말을 수용하려는 자세가 결여되어 등 돌리고 만 것이다. 사업자는 법(전원개발촉진법)에 의한 입장만 내세우고 있다. 오로지 송전탑 건설을 위한 신념으로 가득차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설득하려하고 있다. 주민의 건강권 침해와 부동산가치 하락 등에 대한 문제는 법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주민반대대책위원회는 얼마전 집단상경, 한전본사를 방문했지만 사장을 만나지도 못했다. 밀양의 경우는 산업자원부장관이 수차례 내려와 설득하고 한전사장이 사과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과 비견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움직이는 수동적 태도도 문제다. 중간 책임자를 보내어 상황을 살핀 다음 대책의 수위를 높여가는 사업자의 갈등을 푸는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들의 쟁점은 비교적 간단하다.주민들은 북당진송전소~신탕정변전소간 345kv의 송전탑 건설이다. 설계도면을 보면 주민은 9.0km에 해당하는 전 구간을 38번 국도변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사업자(한전)측은 일부 3.5km만 지중화 한다는 방침이다. 지중화하지 않을 경우 송전탑과 선로경유로 인한 피해는 부동산가치 하락으로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게 주민측 주장이다. 밀양지역은 임야로 평당 1만원 안팎에 불과하지만 당진지역은 수도권 근접지역으로 지가가 평당 최소10만원~최고 50만원이상 하는 토지가 수용되거나 직?간접 피해를 입는다. 사업자측은 지중화 할 경우 형평에 맞지 않고 특히 2,999억원의 공사비가 추가되고 공사기간 또한 늦어져 타 선로이용에 따른 부하로 정전 등의 문제를 우려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사업자의 입장일 뿐 주민을 설득시키기에는 명분이 약하다. 그렇다면 적어도 갈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을 예견, 계획을 앞당겨야 했다. 국책사업을 하면서 이러한 예상조차 못했다면 정책입안자가 주민충돌을 당초 고려하지 않았거나 변명하는 등 둘 중하나다.

마주앉아 의견을 수렴하는 제3의 중재조정자가 필요하다.
만나서 대화를 하면 제2, 제3안을 찾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상호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얼마든 가능한 일이다. 사업자와 주민의 주장은 서로의 주장일 뿐 정답은 상호간 합의안이다. 신념으로 밀어붙이면 충돌하고 상처를 입으며 시간이 지연되고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밀양사태로 이미 충분한 경험을 했다. 이제는 학습적 효과로 재발방지에 나서야 한다. 노정되면 국가도 주민도 모두 피해자가 되고 만다. 밀양사태에서 사업자측의 갈등에 대한 접근방법의 잘못으로 오늘의 사태를 가져온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보면.
첫째, 사업자들은 형식적 논의는 알아도 실질적 논의는 모른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협의회를 만들고 주민과 여러차례 만났다고 하지만, 대화위원회, 보상협의회, 그리고 특별보상협의회에서 확인되었듯 대안을 요구하는 핵심적 이해관계자는 배제의 대상이었고, 사업에 동의하는 사람만이 대화의 상대였다. 불편하지만 입장이 다른 반대자를 참여시키고, 열린 논의를 하고, 상대의 말이 옳고 보다 설득력이 있으면 수용할 줄 아는 실질적 논의의 자세가 필요하다. 둘째, 사업자는 같은 사안도 사람마다 틀린 것이 아니라 '생각'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지난해 5월 송전탑 건설을 기술적으로 검토하자며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했다. 찬?반간 관점의 차이가 드러나고 쟁점이 부각되었으나 예정대로 40일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반대 의견은 묻히고 수적 우위를 앞세워 공사 강행의 명분으로 삼았다. 소중한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며 실기했다.셋째, 이들은 모든 갈등이 '금전'으로 해결된다는 잘못된 의식을 갖고 있다. 밀양 주민을 화나게 하는 것은 자신들이 돈에만 집착하는 사람으로 인정하는 태도에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 그들의 존재감과 인간적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대화의 파트너라는 것이 우선이다. 돈에 노예가 아니다. 각각 일정금액을 가가호호 돌려 반대세력을 자기 세력화 하기 위한 것은 화를 자초한 일이다. 넷째, 사업자는 반대하는 주민을 '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다른 입장을 갖고 반대하는 사람을 '불편한 상대'를 넘어 배제하고 물리쳐야 할 상대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핵심반대 세력을 축소·배제시키기 위해 회유, 협박, 이이제이(以夷制夷/어떤 적을 이용하여 다른 적을 제어함을 이르는 말), 마타도어(근거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이들의 이러한 태도가 신뢰를 무너뜨리고 갈등을 심화시켰다. 다섯째, 사업자는 의사결정이 오직 자신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업의 필요성, 정당성, 타당성 등을 재검토해보자는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되었다. 의사결정은 사업자의 몫이고 자신들은 공사 책임만 있다고 주장해왔다.
당진 송전탑 건설문제는 이제 시작이며 밀양의 규모보다 훨씬 크다는 측면에서 밀양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러하지 않으면 제2의 밀양사태를 맞을 수 있음이다.
*본 칼럼은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장의 글을 일부 인용하였습니다.

이 준 건 / 행정학박사, 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 충남도립대학교 외래교수


 

구운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충청인터넷신문(http://www.cci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 서구 신갈마로 168-12 경성빌라 B01호 : H·P 010-5453-3311 : 발행ㆍ편집인 구운서 / 편집국장 김기형
등록번호 대전광역시 아 00070 : 등록 및 발행일 2010.6.7. : 법인사업자등록번호 314-86-484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구운서
Copyright 2010 (주)충청인터넷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cnews3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