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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 사전 주민동의 절차 거치도록 제도개선 해야
영월댐 정부가 일방적 사업추진, 최종 백기
승인 2013년 12월 09일 (월) 09:10:32 구운서 기자 koows11@hanmail.net

   
이준건 박사
강원도 평창군의회는 성명을 내고 "군민의 입장을 무시한 채 21세기 최대의 국토파괴행위를 강행하려는 정부의 영월댐 건설 계획을 반대 한다"고 밝혔다. 평창군의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영월댐 건설로 수몰될 98가구 292명의 평창군민은 석탄산업 합리화에 이어 이주라는 고통과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이는 엄연한 생존권 침해행위다"라고 주장했다.

또 "희귀동식물이 있고 자연경관이 가장 뛰어난 동강은 반드시 지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며 특히 무엇보다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댐건설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평창군의회는 "앞으로 영월, 평창, 정선 군민은 물론 영월댐 건설반대에 동감하는 국민, 각종 기관단체와 함께 강력한 반대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다"며 "정부는 국민적 여론을 수용, 백지화라는 현명한 판단을 하라"고 촉구했다."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던 영월댐은 세계 최초의 신종으로 추정되는 7종의 동식물과 20여종의 멸종위기 동식물들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겠습니다." 2000년 6월5일 세계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동강댐 백지화’를 공식 선언했다.

97년 사업시작 후 3년만에 백기
영월(동강)댐 백지화의 1등공신은 누가 뭐라 해도 ‘영월댐 백지화 3개군 투쟁위원회’(백투위) 소속 영월·정선·평창군민들이다. 특히 영월군 영월읍 삼옥리 주민들은 영월댐 반대의 열기가 주춤하던 98년 이후 끈끈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전체 영월군민들의 반대운동을 이끌어냈다. 98년 초반까지만 해도 영월읍내에서는 댐건설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여론이 팽배했다. 이런 읍내 사람들의 여론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백투위에 명노명 부위원장이 참여하면서 부터다.

영월 온풍·냉방기 설비판매업을 하던 명부위원장은 자신의 소유 3층건물 일부를 백투위 사무실로 내놓고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뛰어들었다. 영월 댐건설사업소에서 신분을 숨기고 수 천만원에 달하는 냉방기와 온풍기를 주문했으나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는 납품을 포기해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수자원공사에 물건 팔아놓고 어떻게 댐 반대운동을 떳떳하게 하겠는가”라는 그의 말 속에는 환경파괴를 위한 연구용역을 스스럼없이 하는 일부 학자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있다.

정규화 부윈원장과 부인 엄필례씨는 부부가 함께 영월(동강)댐 백지화 운동에 뛰어든 원앙 커플. 교회 집사인 정 부위원장은 타고난 목청과 순발력으로 수많은 전투(?)를 이끈 선봉장이기도 하다. 영월댐을 조기 착공하라는 수몰민들 사이에서 많은 고초를 겪기도 했으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주민들과 함께 경향각지를 누볐다. 작년에는 혼자만의 결단으로 ‘백지화를 위한 단식투쟁’ 16일을 버텨내기도 했다. 마을 이장으로 반대운동에 참여한 정동수위원장은 흔들림 없는 신념으로 삼옥리 주민들을 조직해 왔다. ‘삼옥리 골짜기 사람들이 반대한다고 국책사업이 바뀌지 않는다’는 비웃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반대운동에 나서 결국 전체 영월군민들의 반대여론을 이끌어냈다.(자료: 강원지역언론보도내용)

국책 사업추진 절차 선진화해야
국책사업은 선(先)사업결정 후 추진과정에서 이해당사자 주민을 설득하고 보상하는 갈등관리 방식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업계획 과정에서 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지역의 주민과 먼저 협의하고 동의를 구한 후 추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러한 선진화 방식은 행정지연과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비용을 줄일 수 있다.

서산가로림만 조력발전소건립과 관련 지역주민과 7년째 맞서고 있다. 사업자와 주민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데다 이를 해결하는 사업자가 소극적이고 충남도와 서산시가 주민갈등의 문제에 무관심하다. 주민간 찬반으로 나뉘고 술판이 뒤집어지는 등 폭력과 대립으로 얼룩지며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

선(先)사업결정 후 보상 갈등 해결하는 구시대적 방식 안돼
문제는 선(先)사업결정 후 주민갈등을 해결하려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추진 방식이 문제다. 사업자는 목표를 결정하고 목적에 도달하려는 신념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주민과의 갈등을 어떻게든 무력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만 갖고 있다. 항거하는 사람이 목숨을 끊는 상황인데도 자신의 의지만 관철시키려 한다. 밀양송전탑과 영월댐 갈등의 복제판이다.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된 현장에서 갈등을 풀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서산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주민 가슴은 타들어가고 멍만 남았다. 누가 이들을 위로하고 껴안아 줄 것인가? 지방자치단체는 책임성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행정적 법적 권한 밖이라 하더라도 중앙정부와 사업자의 일방적 추진에 지자체가 행정력을 동원해 문제해결에 중재 조정에 나서야 한다. 지역 주민은 서산시민이자 충남도민이다. 왜 그들은 삶의 터전인 바다와 갯벌을 지키려 하는가에 대해 귀 기울여 한다.

생산적 논의의 장을 만들어라
서산가로림만 조력발전소 주민설명회장에 조직폭력배를 동원, 반대자의 출입을 막고 20만원상당의 갈비세트를 돌렸다. 물량적 공세로는 마음을 잡지 못하고 불신만 키운다. 진정한 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장기화 된 갈등은 감동적 대화로 접근해야 장막이 거치고 생산적 논의의 장이 만들어진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유불리를 떠나 정보를 공개하고 솔직한 대화로 협력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실타래처럼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하나씩 차근히 접근해야 한다.

사업자는 “그동안 투자하고 보낸 세월이 얼마인데......”
주민은 “무조건 안됩니다” “이제그만 철수하시오”라고 한다.영월댐과 갈등의 과정이 흡사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참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를 만들고 최악의 경우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상호 노력이 문제를 풀어내는 절차와 방식이다.

이 준 건 李 準 建/ 행정학박사(공공갈등전공), 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 한국갈등관리학회 수석부회장, 충남도립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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