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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핌비갈등의 벽에 부딪쳐...
다가올 님비갈등 지금부터 준비해야
승인 2013년 09월 07일 (토) 08:33:28 충청인터넷신문 hgkim@hanmail.net

   
 
학술적으로 갈등(Conflict)은 크게 두가지로 나눈다.
님비(Not In My Back Yard)와 핌비(Please In My front Yard)다.
일상적으로 우리사회는 님비갈등으로 몸살을 앓는다. 대개 사생활을 침해하는 악취와 소음, 환경 등과 부동산가치 하락 등의 혐오시설이다.

님비의 역사는 이렇다.
1987년 3월 미국 뉴욕근교 아이슬립에서 배출한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3천1백68t급 바지선 ‘모브로 4000호’가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자 받아줄 곳을 찾아 무작정 항해에 나선 것이 시작이다.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 미국 남부 6개주를 전전했으나 쓰레기를 받아주지 않았다. 중남미로 방향을 틀어 멕시코와 벨리즈. 바하마까지 갔지만 모두 ‘노생큐’였다. 결국 쓰레기는 6개월 동안 6개주, 3개국 6천마일의 오디세이 끝에 아이슬립으로 되돌아왔다.

님비(NIMBY) 즉, ‘우리 뒷마당에는 안된다’는 단어 첫 글자를 이어 만든 신조어로 쓰레기소각장. 분뇨처리장. 화장장, 비행장, 발전소, 방폐장과 같은 시설이 필요한 줄은 알지만 ‘우리동네는 사절’ 이라며 강하게 저항하는 현상이다.

핌피(PIMFY)는 님비의 반대 현상이다. 핌피는 자기 동네에 이득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너도나도 발 벗고 뛰는 현상이다. ‘제발 우리집 앞마당에(Please in my front yard)’ 집값 상승이나 생활에 유익한 시설을 지어달라며 운동을 벌이는 현상이다. 바나나(banana)신드롬이란 말도 있다. ‘우리 동네사람 근처에는 절대 아무 것도 짓지 말라’(Build absolutely nothing anywhere near anybody)는 뜻이다. 님비와 같은 의미다.

님비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국가가 골칫거리다. 뉴욕시는 아이슬립의 ‘쓰레기 오디세이’ 교훈을 통해 ‘공평부담기준’이란 걸 만들었다. 특정 지역에 혐오시설을 신설할 때 도시 전체지역 차원에서 부담과 이익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보상이다.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지역주민에게 직접보상을 해주거나, 세금감면, 일자리제공, 시설운영권 등 간접보상으로 보전한다. 혐오시설 입지에 따른 예상손실을 보험으로 커버해 주는 경우도 있다.

핌비도 갈등의 대상이다
민선5기 대전광역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비롯한 엑스포재창조사업(롯데테마파크조성), 도시철도 2호선건설방식과 노선문제, 신세계유니온스케어 건립 등을 추진했지만 시민과 충돌하면서 갈등만 증폭시켰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유치과정에서부터 MB정부와 심한 갈등을 겪었고, 최근 입지와 관련, 신동지구에서 엑스포과학공원에 연구시설로 수정 이전하는 문제로 정치권 시민단체와 상충하면서 난항이다.

도시철도 2호선은 건설방식과 노선문제로 민선5기 출범부터 지금까지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노면(路面)이냐 고가(高架)냐를 놓고 시민단체와 대립하며 오락가락하고 있다. 노선문제는 대덕구를 비켜가면서 구청장이 시장을 향해 맞장토론을 제안하는 정치적 감정적으로 비화됐다.

신세계 유니온스케어사업(관저동)은 그린밸트를 지나치게 훼손한다는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축소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테마파크 사업은 교통영향과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객관성과 투명성이 제기됐고 부지 평가절하로 시민의 혈세낭비가 지적되면서 사업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대전광역시가 안고 있는 일련의 갈등은 모두 핌비갈등으로 행복한 고민이다.

사업에 대한 충분한 사전검토가 부족했다. 사업을 축소하고 조정하는 과정에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고 설득하는 노력이 아쉬웠다. 토지보상 등의 민감한 문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기준이 모호했다. 대기업에 대한 특혜성 시비로 비화됐다. 이는 대전시가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국제과학비즈니벨트 수정안은 시민들에게 공감하도록 정부의 제안설명과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못해 졸속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몇몇 사람에 의한 의사결정에 야당의 반발을 샀다. 정책은 일관성이 생명이다. 결정한 사항을 번복하면 신뢰를 얻기 어렵다.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려던 정부가 결국 포기했던 사례를 학습했다.

선과 악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
핌비는 님비보다 더 경계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집 앞에 좋은 시설을 유치하려는 마음과 이를 놓고 한치 양보를 하지 않으려는 이해당사자간 충돌은 팽팽했다. 들여다 보면 핌비안에 님비갈등이 공존하고 있다.

대전시민의 갈등 마인드와 수용성도 부족했다. 서로의 입장을 역지사지로 생각하고 양보하는 가운데 합의하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지 못했다. 갈등은 선(善)과 악(惡)을 가려내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 기초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가운데 공동의 이익을 위해 문제를 스스로 풀어가는 것이다. 대전시는 원촌동하수종말처리장, 정림동정수원(화장장), 금고동쓰레기매립장 등 앞으로 님비시설을 이전해야 할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핌비도 제대로 못 푸는데 님비는 어떻게 풀 것인가. 지금부터 준비해야 막을 수 있다.

이 준 건 / 李 準 建 행정학박사, 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 청양대학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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