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예방과 대처요령을 설명하고 있는 이상진 충청체신청장(사진제공 충청체신청)

노인분들이 그동안 모아둔 노후 생계형 자금을 하루아침, 아니 한순간에 전화사기범에게 날려버리고 망연자실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화금융사기가 최근 수년 동안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충청체신청에서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예방에 돋보이는 성과를 올려 지역주민에게 신뢰받는 우체국 이미지를 제고해 화제가 되고 있다.

계층적인 사고를 탈피, 소통과 협업을 바탕으로 충청체신청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우정의 신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6천여 우체국 직원의 CEO인 이상진 충청체신청장에게 보이스피싱 예방성과와 대처요령을 들어본다.

◇충청지역 우체국에서 올 한해만 고객돈 14억원 지켜
충청체신청은 ‘전화금융사기 피해예방센터’를 운용한 결과 올해 전화금융사기를 예방한 사례가 지금까지 44건, 14억2천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국 우체국 피해예방액 56억원의 25%를 점유하고 있어 우정사업본부내 청별 예방율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예방사례를 보면 경찰청 및 검찰청 사칭이 18건에 7억1천만원으로 가장 많고, 신용카드발급등 금융기관 사칭이 13건에 3억5천만원, 전화요금연체 등 전화국 사칭이 7건에 2억7천만원, 우편물이 반송되었다고 하는 우체국을 사칭한 사례가 3건에 7천700만원, 자녀납치 등 기타 사례 3건에 1천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 금액 대비 예방한 금액의 비율이 80%로 전국 금융기관들이 보이스피싱 피해 발생액 751억 대비 510억원을 예방한 국내 은행들의 예방비율이 평균 68%에 불과한 사실과 비교해볼 때 괄목할 만한 수치이다.(금감원자료: 09. 6. 14-10.12.14까지)

이는 지난해부터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우체국 직원들에게 보이스피싱 대처요령 등 피해예방교육과 함께 새로운 범죄유형이 발생하면 전 직원에게 상황을 전파하는 것은 물론, 우체국을 방문한 50대 이상 고객과 홍보동영상을 제작 노인정을 직접 방문하여 피해예방법을 적극 홍보한 결과다.

또한, 우체국에서는 보이스피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동일인이 다수계좌를 개설한 경우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전화사기로 의심되는 거래를 사전에 포착한 뒤 피해자에게 연락해 정상거래 여부를 확인하므로써 전화금융사기를 100% 예방한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우체국 직원들의 관심을 끄는 보이스피싱 의심 유형
우체국 창구에서 직원들은 ▲자동화창구에서 통화를 하며 기기를 조작하는 고객 ▲예금해약이나 송금시 표정이 어둡고 쫓기듯 서두를 때 ▲예금해약 사유를 밝히지 못할 때 ▲사용하지 않던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약정을 하는 고령자 ▲단기간에 여러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 보이스피싱으로 확신하고 고객의 소중한 돈이 사기당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설득에 나선다.

피해자들의 행동을 보면 주로 핸드폰으로 계속 통화를 하며, 우체국직원이 보이스피싱을 감지하고 만류를 해도 불안해 하면서 신경이 예민해져 막무가내로 송금을 하려 한다. 한 예로 남자고객을 설득하다 도저히 안 되어 국장이 현금자동지급기의 전원을 차단까지 해서 피해를 막는 사례도 우리지역 제천봉양우체국에서 있었다.

이렇듯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전화사기라는 것이 밝혀진 후, 그 황당함에 창피함과 두려움이 몰려와 진정을 하지 못하다가 떨리는 가슴을 쓸어안고 노후 생계비로 소중히 모아둔 재산을 지켜준 우체국 직원들에게 한없는 신뢰와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평생 고객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9천500만원을 잃을뻔 한 부여내산에 사시는 김모 할머니(77세)는 “지금도 생각만 하면 가슴이 떨리고 심장이 벌렁벌렁하다 ”며,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지켜줘 정말 고맙다.”며 평생고객이 됐다.

◇보이스 피싱 전화사기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져
지난해부터 피해예방을 위해 통신사가 '국제전화 식별번호 부여제도'를 시행해 중국 등 해외에서 발신된 국제전화번호 앞에 001, 002 등 국내 통신업체의 고유한 식별번호를 함께 표시하고 있으나 근복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요즈음 국제전화 뿐만 아니라, 중국에 근거지를 둔 전화 사기단이 국내 인터넷 회선을 확보해 서울에서 걸려온 전화처럼 02로 시작하는 번호로 버젓이 전화사기를 시도하는 경우도 많다. 또 112처럼 경찰과 은행, 금감원 등의 전화번호가 뜨도록 발신자를 조작해서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

과거 보이스피싱의 초기 단계에는 우체국택배, 자녀납치 협박, 건강보험료 환급 빙자, 수사기관 사칭 등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과 계좌 이체를 유도했었다.
최근에는 신종기법이 등장,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예를 들면 ▲ 해외 은행을 사칭한 해외 펀드 투자 유도 ▲ 특정 병원을 사칭해 가족의 수술비 이체 종용 ▲ 수사기관의 구체적인 사건 조사를 빙자해 위조 공문서를 팩스로 보낸 뒤 계좌이체 유도 ▲종교단체, 봉사단체 등을 사칭해 후원금 입금 유도 등 실로 다양하다.

요즘은 대출을 미끼로 통장을 만들게 하는 수법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또 보이스피싱은 특정지역을 선택해 2-3일동안 집중적으로 무작위로 공격하는게 특징이다.

◇전화사기 피해를 예방하려면
어느 누구도 보이스피싱에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전문가나 권력기관을 사칭해서 당신이 문제 있거나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하면 내 재산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심리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보이스피싱은 그 점을 노린다는 것이다.

우선 알아두어야 할 것은 국가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 개인정보가 누출되었다고 고객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해준다고 친절하게 전화로 안내하는 곳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금지급기로 가서 안전한 계좌로 송금하라는 전화는 100% 전화 사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경찰서등 기관을 사칭해서 현금인출기로 유도할 경우 반드시 해당기관에 전화로 진위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송금했을 경우 즉시 은행에 지급정지 요청을 하고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최근에는 사기범들이 발신번호를 금융감독원이나 사이버수사대 등 공공기관 대표번호를 사용해 자칫 방심하면 사기행각에 현혹되기 쉽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국가기관인 우체국을 믿고 직접 전화로 문의하거나 방문해야 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전화사기(보이스피싱) 피해예방 10계명
1. 미니홈피,블로그에 개인주소를 남기지 않는다.
2. 동호회 사이트 등에 회원 주소록을 싣지 않는다.
3. 자녀의 친구나 담임교사 연락처를 확보해 둔다.
4. 전화로 계좌번호나 비밀번호를 묻는 금융기관은 없다.
5. 세금 또는 보험료를 환급해준다는 말에 속지 않는다.
6. 동창생?종친회원의 입금 요구시 본인인지 확인한다.
7. 낯선 국제전화나 발신자가 없는 전화는 의심해 본다.
8. 걸려온 자동응답 전화로 상담원 연결을 하지 않는다.
9. 입출금 시 휴대폰 문자서비스를 적극 활용한다.
10. 보이스 피싱 피해가 의심되면 경찰에 즉시 신고한다.

앞으로도 우체국은 보이스피싱 피해가 근절되는 그 날까지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예방활동을 지속해 지역주민들에게 믿음을 주는 가까운 이웃 우체국, 지역민을 위한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돕기 등 사회안전망 역할을 다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우체국으로, 우체국을 찾는 고객 한분 한분이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