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은 감추고 싶은 비밀이다. 성을 이야기 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부끄러움이 앞섰다.
성에 대해 누구도 자유롭지 못했다. 몰래하는 것이고 누군가 알면 안되는 것으로 알았다. 감추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아우성이 성문화를 정착
부모는 당연이 자식들에게 성에 대한 교육은 제대로 가르치지지 못했다. 누구도 터놓고 말하지 못했던 시절 한 여인이 아름다운 우리의 성(이하 아우성)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그러면서 성에 대한 학습효과가 나타나면서 인식이 바뀌고 모두가 고민하는 공통의 책임성을 갖게 됐다.

간첩 김신조가 예비군 창설의 계기
1968년 김신조가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단을 이끌고 청와대를 습격했다. 우리의 안보는 허술했고 속수무책이었다. 3,8선이 뚫리고 한걸음에 서울까지 입성했다. 청와대 인근까지 침투한 김신조와 그 일당은 국군과 결전을 벌이다 대부분 사살되고 김신조는 생포됐다. 김신조 간첩단 사건 후 당국은 예비군을 창설했다. 정규 군사훈련을 받은 제대군인을 모아 유사시 국군과 맞먹는 수준의 군사력을 예비군으로 방어한 것이다. 당시 북한과 남한의 군사력 비대칭을 극복했다.

필자가 앞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갈등의 문제도 덮어두어서 될 일이 아니고 이를 밝은 곳으로 꺼내야 하며 얼마든지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했다. 지난 16일 대전mbc문화방송 시사광장 ‘공공갈등 어떻게 풀어야 하나’라는 토론회에 필자는 패널로 출연해 이같이 제안했다. 연간 국가의 총 예산과 비슷한 300조원이 넘는 돈이 사회적비용으로 지불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뒷바침이 없어 비용만 가중되고 있다.

국민 총생산의 27% 사회적갈등 비용
연구결과 사회적 갈등비용이 국민 총생산(1,237조원)의 27%(340조원)을 차지한다. 갈등비용을 10%줄이면 GDP가 7.1%상승하는 등 간접적 경제유발 효과가 크다. 공공갈등은 대부분 정부가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 과정에서 발생시키는 주체라는 면에서 책임성 또한 크다. 상황이 이러한데 공공갈등을 전담하는 공무원이 없으며, 갈등의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특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공무원은 법적 근거가 있을 때만 업무의 책임성을 느끼고 피동적으로 접근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선출직 단체장이나 의원은 책임성에서 자유롭다. 찬성편에 서면 반대표가 날아가고 반대편에 서면 찬성표가 날아가는 표를 먹고 사는 선출직 공무원은 어느 편에도 서지 않으려 한다. 한발 물러서서 지켜보는 관중의 입장이다. 실제 그들이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해결의 주인공인데.....이러한 사각지대화 되고 있는 가운데 갈등은 폭발하고 장기화되면서 국가 정책을 한발도 못나가게 잡고 있으며 행정집행은 지연되고 국민의 세금은 새고 있다.

충청남도 갈등의 노하우와 노웨어 축적
2006년 노무현정부는 화물노조가 극성을 부리자 갈등법안을 국회에 상정했으나 여야 입장차로 무산되자 대안으로 대통령령을 공표하여 전국 16개 시도에서 공공갈등 업무를 하도록 시달했다. 대통령령은 법적 시달이 아니어서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훈령이다. 타시도는 갈등업무를 취급하지 않았으나 충청남도만 지금까지 유일하게 ‘공공갈등업무’를 충남발전연구원에 위탁하여 추진해 왔다. 공공갈등에 대한 연구와 교육 훈련 그리고 현장지원까지 시도하고 있다. 축척된 노하우(knowhow)이자 노웨어(know where)다. 시행착오를 겪으면 실전의 행정경험을 축적했다. 많은 논문과 전문가도 상당히 배출했다.

필자는 mbc시사광장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충청남도가 공공갈등에 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게재에 전국 규모의 ‘가칭 공공갈등박람회 또는 축제’를 열 것을 제안했다. 진주의료원폐쇄, 밀양송전선로건설, 울산반구대암각화,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백지화, 과학밸트국고지원, 원자력발전소가동연장, 충남서해안지역 화력발전소증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청와대가 얼마전 조기경보제라는 행정지침을 각 부처 내렸다. 장관은 갈등이 예상되는 사안을 사전에 파악하고 사후 해결 및 저감대책을 수립, 보고하라고 지시하면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충남도가 공공갈등박람회(축제)를 개최하라
박근혜정부 출범은 이명박정부에서 발생한 갈등까지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또한 140대 국정과제 공약 추진을 앞두고 갈등에 대한 적지 않은 부담도 내포하고 있다. 찬반이 예민하게 작동하는 현실에서 선제적이면서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한발도 나가기 어려운 갈등의 문제를 풀지 않고 어떠한 사업도 추진하기 어려우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심화될 것으로 필자는 전망하고 있다.

가칭 ‘공공갈등박람회(축제)’는 국민의 참여속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해당사자가 학습하며 대화와 양보, 미덕의 새로운 논의의 틀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나아가 갈등의 문제를 푸는 합의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의 제안에 남궁영 충청남도 기획관리실장은 적극 검토하고 안희정 도지사에게 보고하여 추진 의지를 표명했고 임양재 대전mbc문화방송 부국장도 동참의 의지를 밝혔다. 권선필목원대교수는 이것이 미래창조산업이라며 공감했고 이상선 충남시민사회연대회의 상임대표도 공공갈등을 줄이는 효과를 거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5천만 국민이 참여하는 갈등박람회 그 곳에 해법있다
그동안 해결의 대안을 찾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하고 발만 구르며 시간보내기만 하던 공공갈등의 문제가 수면위로 올려 박람회(축제)와 같은 장이 마련된다면 정부와 정치권, 시민단체, 학계 등의 관심속에 해결의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상생은 국가가 미래로 나가는 추동력이다. 미래창조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의지와 방법만 고민하면 갈등의 문제를 5천만 국민이 참여하는 가운데 풀어내는 축제가 될 것이며 그 안에 답이 있음이다.

이 준 건 / 李 準 建 행정학박사, 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 공주대학교, 청양대학교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