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나 정부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입만 열면 소통(疏通)하겠다고 말해 왔지만 참다운 소통의 현장은 그리 많지 않다. 그 만큼 소통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사회가 이야기 하는 만큼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 물음에 자신있게 답할 사람은 많지 않다.

소통은 참여에서 시작된다
진정한 참 소통은 정부 정책수립 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민의수렴을 위한 참여(參與)주체의 의견을 반영하는 공감에서 시작된다. 그러타면 왜 소통을 강조하는가? 산업화에 따른 고도성장으로 양극화가 심해졌다. 양극화라는 높은 장벽 우리 사회는 더 벌려 놓으면서 불통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는 이러한 간격을 줄이기 위해 경제민주화 정책의 중요성을 말하고 복지정책 등을 통한 차이를 줄이려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광역 및 기초단체장 후보는 하나같이 주민과 소통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MB정부의 불통(不通)으로 민심이 이반되자 각 정당의 후보는 당선을 위한 소통을 제물로 삼았다. 2009년 8,15광복절 기념식 축사에서 MB는 공생과 상생의 카드를 꺼냈고 이듬해 선거에서 지방선거 후보들이 일제히 소통의 깃발을 들었다.
그러나 나팔수 역할을 하며 당선된 자치단체장의 소통점수는 낙제점 수준이다. MB정부도 소통을 강조했으나 갈등을 부추기거나 오히려 생산하는 주체였다.

소통과 상생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소통은 단절(斷切)된다.대통령직속 동반성장위원회와 사회통합위원회를 설치, 양극화를 해소하고 더불어 함께가는 사회를 만들려는 의지를 보였으나 국민적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

공직자는 국민 아래에 존재하는 것
권력을 앞세운 청와대 비서진이 검은 돈에 휘말려 줄줄이 구속되고...
감사원 감사위원이 뒷돈을 챙긴 것이 확인되어 국민의 비난을 받으며 감옥으로 갔다.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의원이 저축은행 로비의 주역으로 구속되는 불운도 남겼다. 정치적 멘토로 알려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후원회장 등이 인허가와 세무조사 무마 등에 d휘말려 철창에서 세월을 보내다 특사로 풀려났다.

소통을 말로 만 했을 뿐 진정 국민의 마음을 잡는 소통에는 실패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정권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부실공사로 드러났고...
제주 해군기지건설 사업을 갈등을 야기한채 아직도 여운이 남아 있다. 4대강 사업은 추진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하고 밀어부친 것이 감사결과 확인됐다. 국민의 상당한 반대에도 후일 평가 받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물거품 되었다.

MB는 불통의 정권?
최근 MB정부는 정권말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박근혜 당선인(인수위원회)과 대립각을 세웠다. 임기말 특별사면은 관행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 보류하거나 대상과 범위를 극도로 제한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맞서며 최시중 천신일을 포함시켜 풀어주었다.

국가경제는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며 서민경제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등 노동자들의 목숨을 끊고 있다. 노동권 보장과 해고자 일자리 회복 등 노사간 약속을 이행하라는 목청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천막에서 농성하는 노동자의 목소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부정하고 부패한 정치인을 대거 사면했다. 이는 소통을 부르짖으며 사회통합이 아니라 분열과 대립으로 역행하고있다.

MB정권의 대사면은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차기 정부에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국민대통합을 선거의 기치로 삼았다. 소통은 정부의 정책을 국민에게 홍보하면 책임을 다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미봉책이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상호간 잘 통한다’이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노력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불교계의 소통은 모든 정성을 쏟아야
불교계에서의 소통(疏筒)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많은 정성을 쏟아야 이룰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소통(疏筒)이란 불자(佛者)가 서원(書願)하는 내용의 글을 적어 넣어두는 하나의 도구다. 불자가 지극히 바라는 서원이나 축원 할 내용을 글로 적어 소통(疏筒)에 봉안한다. 불자들은 부처님전에 천배, 3천배를 올리기도 하고 불심에 따라 100일, 1년 기도를 하며 정성을 다하는 불자도 적지 않다. 소통에 넣어둔 글은 대개 기도를 마치고 불에 태우는 소지(불에태우는일)의식을 거치는데 이는 서원이 영원히 이어지길 염원한다.

소통은 단순한 팬 끝에서 시작되고 목청을 높인다고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참 소통은 불자가 기도를 행(行)하는 의식 못지 않게 마음을 다해야 비로서 이뤄지는 것이다.

2014년 6월이면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있다. 그간 소통을 실행하지 못하고 공수표 공약(空約)을 남발 한 수령은 되새겨 보아야 한다. 불자의 소통의식과 같은 마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선정(善政)을 펼쳤는지? 공약을 잊고 자신이 안위에 집착하지는 않았는지? 유권자는 알고 있다. 이제라도 소통을 위한 참 소통의 길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묻고 실행해야 한다. 수행하는 마음으로...

이 준 건 李 準 建 행정학박사 한밭대학교 겸임교수 한국갈등조정연구소장